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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사경 권한은 주고, ‘통제’는 챙긴다…금융위·금감원 미묘한 긴장감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입력 2026.01.29 07:03
수정 2026.01.29 10:54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불법사금융만 허용…“그 이상은 부적절”

대통령 지시로 ‘도입 여부’ 논쟁 종료…금융위, 논점은 ‘설계·통제’로

공공기관 지정 가능성 열어두되…통제 주체는 ‘금융위가 실효적’

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금융위원회가 그간 반대해온 금융감독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의 인지수사권 도입을 이재명 대통령의 지시 이후 제한적으로 수용했지만, 수사 범위와 통제 주체에 대해서는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위는 특사경 권한을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불법사금융으로 한정하는 한편, 공공기관 지정 논의 국면에서도 금감원에 대한 관리·통제 권한은 금융위가 쥐어야 한다는 기조를 분명히 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금감원 특사경 인지수사권 논의와 관련해 “논의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민생침해 범죄인 불법사금융, 이 두 가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이를 넘어서는 그 이상의 영역에 특사경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이 부분에 있어서는 금융위와 금감원이 공통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제한된 영역을 벗어나는 인지수사권 확대는 허용할 수 없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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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언은 지난 27일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권 제한 구조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직후 나왔다.


이 대통령은 이 위원장을 향해 “특사경 도입 취지는 특수한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에 범법 행위가 발생하면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이라며 “공무를 위임받은 단체인 금감원이 법 위반을 조사하고 불법을 교정하는 데 대해 굳이 검사 승인을 받아야 하는 건 이상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금감원 내부에서도 특사경 인지수사권 도입 논의가 대통령 발언 이후 사실상 되돌리기 어려운 흐름에 들어섰다는 인식이 공유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통령이 직접 국무회의에서 문제를 제기한 이상, 이제는 도입 자체를 전제로 세부 설계를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간 상황”이라며 “다만 현재로서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불법사금융 등 두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그 외 영역에 대해서는 금융위와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 대통령의 추진 의지를 확인한 만큼 인지수사권 도입 여부를 둘러싼 공방보다는, 특사경 인지수사권의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로 제한할 것인지에 논점의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현재 논의는 크게 두 갈래다. 첫째는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에 대한 금감원 특사경의 인지수사권 도입 여부다.


이 위원장은 자본시장 불공정거래와 관련해 “이미 특사경 제도가 운용 중인 영역”이라며 “다만 인지수사권이 없는 구조로 인해 신속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은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사금융에 대해서도 “현장성과 즉시성이 요구되는 민생침해 범죄”라며 “경찰의 관심과 대응이 충분하지 않은 측면이 있고, 금감원이 이미 신고 체계를 통해 다뤄온 영역인 만큼 특사경 도입이 검토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권한 부여와 동시에 통제 장치 마련이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금융위가 인지수사권을 행사할 때 수사심의위원회라는 통제 장치를 거치고 있다”며 “이를 모델로 삼아 구체적인 제도를 설계해 나가자는 데까지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안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사경 인지수사권 논의와 맞물려 금감원의 공공기관 재지정 문제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금감원은 오는 29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 조직 개편안이 제기된 취지와 금감원의 공공성·투명성에 대한 외부 지적을 감안하면, 금감원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 필요성이 있다는 것은 중론”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공성과 투명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통제 방법을 어떻게 할지는 남아 있다”며 “통제의 수준은 공공기관 지정에 상응해 하거나 경우에 따라 플러스알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제의 주체는 금융위임을 분명히 했다. 이 위원장은 “금융이라는 특성과 감독 전문성을 감안하면, 통제는 주무부처(금융위)가 하는 것이 실효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특사경 인지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간 대립으로 비치는 데 대해서는 “확대하느냐, 반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수사권이라는 강한 권한을 어느 범위까지 어떻게 쓰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지 설계하는 과정”이라며 선을 그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이러한 기류는 드러났다. ‘금융위의 입장은 공공기관 지정보다는 금융위가 통제하는 것이 맞다는 것이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위원장은 답변 대신 미소로 반응하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이후 “통제 필요성은 있다”고 재차 언급해 사실상 금융위가 주도권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위가 특사경 권한 확대를 용인하지만 금감원에 대한 관리·통제 권한을 놓치지 않겠다는 기조를 재차 내보인 셈이다.


이 대통령 발언 이후 특사경 인지수사권 도입 자체는 더 이상 막기 어려운 흐름으로 보고 제한적으로 수용한 반면, 수사 범위와 관리·통제 구조에 대해서는 주도권을 유지하려는 기조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손지연 기자 (nidana@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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