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에 환율 방어까지…은행권, '트럼프 리스크' 긴장
입력 2026.01.27 16:35
수정 2026.01.27 17:04
"한국 국회 합의 미이행…25%로 회귀"
기업대출 부담 커지고 환율 변동성 커져
은행권 "상황 지켜보며 모니터링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9일 한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명록 작성 모습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한국과 맺은 관세 합의를 무효화하고 관세를 25%로 원점 회귀시키겠다고 선언하면서, 국내 은행권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관세가 상향되면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의 리스크가 커지고, 이는 곧 기업 대출을 담당하는 은행권의 건전성 관리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다.
여기에 더해 원·달러 환율을 잡기 위해 이미 은행권이 환율 방어 조치에 나선 터라, 이중고를 동시에 짊어지게 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동차와 목재, 의약품 등 모든 품목에 대한 상호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국회가 미국과의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지난해 무역 합의 이전 수준으로 관세를 되돌리겠다는 통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30일 이재명 대통령과 합의를 이뤘고, 10월 29일 방한 당시에도 해당 조건을 재확인했음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국회가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으며, 입법부가 무역 협정을 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관세를 다시 올리겠다는 주장이다.
관세가 10%포인트 인상될 경우 국내 수출 기업의 영업이익은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담보력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을 중심으로 부도 위험까지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관세 타격이 되는 기업의 경우 실적 악화와 투자 위축이 발생하고, 이에 따라 금융권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관세 상향 예고에 따라 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최근 엔화 강세로 1440원대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개장 직후부터 1450원대를 오르내라다가, 전 거래일보다 5.6원 오른 1446.2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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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고환율에 대해 전방위적 방어에 나선 은행권 입장에서는 기업금융 부실 우려까지 겹치며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이미 주요 은행들은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 예금 금리를 연 0%로 낮추고 관련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다.
개인이나 기업이 예금 형태로 달러를 쌓아두지 않도록 유도해 달러 공급을 늘리기 위함이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거세다. 최근 금융당국은 은행권 임원들을 소집해 외화예금 상품의 마케팅 자제를 요청하고, 외화를 원화로 전환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주문한 바 있다.
은행권은 아직 정부의 방침이 나오지 않은 만큼 일단 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협상을 위한 전략적 행보일 가능성도 열어두면서, 추후 지원 방안이 필요할 경우 구체적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아직 정부에서도 구체적인 대응이 나온게 없어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라며 "추후 실물 경제 타격이 가시화되고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