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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값 비싼 이유 있었네…‘담합’으로 서민 지갑 턴 기업들, 탈루액만 4000억원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1.27 12:03
수정 2026.01.27 12:03

국세청, 가격 담합 기업 등 세무 조사

사전 모의 통해 가격 높인 설탕 업체 등

특수관계법인 통해 자금 불법 유출까지

대·중견 기업 포함 17개 업체 세무조사

가격 담합으로 부당 수익을 거두고 법인 자금을 해외로 빼돌린 업체의 탈세 방법. ⓒ국세청

국세청이 담합 등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부당하게 인상하고 변칙적인 방법으로 정당한 세금 부담을 회피한 혐의로 기업 17곳에 대해 세무 조사에 나선다.


국세청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생필품 제조업체 신고 내용과 유통 거래구조 등을 분석해 일부 기업이 각종 불공정행위로 가격을 인상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며 세금을 탈루하고, 사주 일가 배만 불리는 업체를 선정해 세무 조사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 1차 생활물가 밀접 업종, 2차 시장 교란 행위 조사에 이은 세 번째 물가 안정 조처다. 조사 대상 업체 17곳으로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4000억원 수준이다.


분야별 조사 대상 기업은 ▲가격 담합 등 독·과점 기업 5곳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 6곳 ▲거래질서 문란 먹거리 유통업체 6곳 등이다. 이들 기업에는 대기업(2곳)과 중견기업(2곳)도 포함됐다.


탈루 사례를 보면 A 업체는 설탕 등 식품 첨가물을 제조하는 업체로 제조사 간 모의를 통해 가격을 담합했다. A 업체는 다른 업체와 서로 원재료를 고가 매입한 것처럼 조작해 매입 단가를 부풀렸다. 부풀린 매입 단가만큼 회사 이익을 축소 신고해 A 업체는 1500억원 가량 세금을 빼돌렸다.


생리대 등을 제작하는 B 업체는 시장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 가격을 33.9% 올렸다. B 업체는 판매를 총판하는 특수관계법인 C에게 300억원의 판매장려금과 50억원의 판매수수료를 과다 지급해 비용을 부풀렸다. 부풀린 비용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가격 인상으로 거둔 수익금 500억원을 C에게 나눠줬다. 국세청은 이렇게 탈루한 세금만 1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이 27일 '생필품 폭리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계획을 브리핑하고 있다. ⓒ국세청

이 외에도 독·과점, 담합 기업들은 원재료를 서로 비싸게 사주는 방식으로 매입 단가를 부풀려 가격 인상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은 위장계열사를 통해 은닉하거나 사주 자녀 해외 체재비로 썼다. 특정 업체는 해외보다 수십 % 비싼 가격을 책정하고, 특수관계법인의 광고비를 대신 부담하는 방식으로 이익을 나누기도 했다.


제조·유통업체들은 고물가 상황을 핑계로 실체 없는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단계에 끼워 원가를 조작했다. 빼돌린 법인 자금은 사주 자녀에게 20억원대 고급 아파트를 무상으로 제공하거나, 골프장·유흥업소 등에서 사용했다.


먹거리 유통업체는 복잡한 유통 구조를 만들어 중간 이익을 가로채는 방식을 이용했다. 한 원양어업 업체는 조업경비 명목으로 약 50억원을 국외 송금했다. 해당 자금은 실제로 사주 자녀의 유학 비용으로 썼다.


국세청은 “비정상적인 가격 상승을 차단하고 서민물가 안정과 시장경제 정상화를 위해 생필품 업체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며 “이번 조사 대상은 불공정 행위로 세금을 탈루할 뿐만 아니라 사익 추구로 사주 일가 배만 불리는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유통 과정에서 거래 질서를 훼손하는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 일시 보관, 금융 추적 등을 활용해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조세 포탈, 가짜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 행위 적발 시 형사처벌로 이어지게 엄정 조처한다는 계획이다.


안덕수 국세청 조사국장은 “불공정행위로 생필품 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고 세금을 줄여 신고하는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지속적으로 살피겠다”며 “물가 안정과 서민 경제 지원을 위해 불공정 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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