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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만할때 아니다"는 이재용, "보상 먼저"라는 직원들…삼성, 노사 엇박자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입력 2026.01.26 12:00
수정 2026.01.26 12:00

초기업노조, 이르면 2월 초 과반 노조 달성 가능 예상

대표 지위·단일 교섭권 확보 시 노사 지형 변화 불가피

이 회장, 경영진에 경각심 메시지 "경쟁력 회복 필요해"

위기론 던진 경영진 vs 보상 요구 높아진 직원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접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실적 회복 국면에 접어든 삼성 내부에 재차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눈앞에 두고 "숫자가 좀 나아졌다고 자만할 때가 아니다"라며 근원적인 경쟁력 회복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같은 시기, 직원들의 시선은 다소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최고 실적 속에서도 성과급과 보상 체계를 둘러싼 불만이 누적되며, 노동조합의 세력 확장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기준 조합원 수는 6만530명으로 집계됐다. 초기업노조가 주장하는 과반 노조(총 6만2500명) 지위를 얻기까지 필요한 조합원 수는 1930명이 남은 상황이다. 노조는 이르면 다음 주 중 과반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반 노조가 현실화될 경우 삼성전자 노사 관계의 지형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과반 노조는 단일 교섭 대표 및 근로자 대표 지위를 확보하게 되며, 사측과 임금 협상을 진행할 법적 권한도 강화된다. 현재 5개 조합이 활동 중인 복수 노조 체제에서 교섭 창구가 사실상 하나로 정리되는 셈이다. 과반 노조 달성은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사례가 된다.


노조 세 확장의 배경에는 보상 체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자리한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의 성과급 규모 차이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 국면에서 경쟁사는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한 반면, 삼성전자의 보상 체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성과급 산정 기준과 보상 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 요구가 커지고 있다.


삼성그룹 노동조합 연대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정인혁 기자

실제로 지난해 삼성전자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DS) 부문 성과급(OPI)은 연봉의 47%로 책정됐다. 삼성전자는 전년도 경제적 부가가치(EVA)의 20%에 해당하는 재원을 개인 연봉의 최대 50%까지 지급한다. 평균 연봉을 1억원 수준으로 가정할 경우 1인당 약 4700만원 수준이다.


반면 경쟁사인 SK하이닉스는 연간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한다.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를 통해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하며, 성과급 상한도 폐지했다. 시장에서 추산하는 지난해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45조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1억3000만~1억4000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받는 구조다.


이 같은 흐름은 최근 경영진이 강조한 메시지와도 묘한 대비를 이룬다. 삼성그룹은 지난주부터 계열사 부사장 이하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세미나에서 이재용 회장의 영상 메시지를 공유했다. 이 회장은 "지금은 자만할 때가 아니라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근본적인 기술 경쟁력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이 '마지막 기회'라는 표현을 언급한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매출 93조원, 영업이익 20조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현 시점을 재도약을 위한 분기점으로 규정한 것이다. 숫자로 드러난 실적보다, 보이지 않는 기술 격차와 미래 경쟁력을 더 우려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한편, 공동교섭단은 올해 OPI 산정 방식의 투명화와 상한 해제를 핵심 요구안으로 제시한 상태다. 목표달성장려금(TAI)을 영업이익률 구간별로 지급하는 방안과 자사주 지급, 복지포인트 상향 등도 요구하고 있다. 사측과 노조는 오는 27일 7차 본교섭을 진행한다. 노조 측에 따르면 여전히 양측의 이견이 큰 상황으로, 교섭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인혁 기자 (jinh@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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