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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극·액션·휴먼 ‘취향대로’… 장항준·류승완·김태용 감독, 설 극장가 조준 [D:영화 뷰]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입력 2026.01.25 12:46
수정 2026.01.25 12:50

2월 4일 '왕이 사는 남자'를 시작으로 2월 11일 '휴민트' '넘버원' 까지

설 연휴 대전, 관객 동원력 넘어 시장 신뢰 확인까지

2026년 설 연휴 극장가는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하며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만약에 우리’의 기세를 이어받아, 장항준·류승완·김태용 감독이 각기 다른 장르의 신작을 들고 등판한다.


이번 라인업은 특정 대작 한 편에 의존하던 과거의 방식에서 벗어나 사극, 액션, 휴먼 드라마가 각자의 영역을 분명히 나누어 배치된 것이 특징이다. 명절 특수라는 막연한 기대 대신, 세분화된 관객의 취향을 정교하게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2월 4일 개봉하는 쇼박스의 ‘왕과 사는 남자’는 장항준 감독이 연출한 사극으로, 단종의 삶을 중심 서사로 풀어낸 한국 영화 최초의 시도를 전면에 내세운다. 1457년 청령포를 배경으로 유배지를 택한 촌장과 폐위된 어린 선왕의 만남을 통해, 거대한 역사 서사보다는 인물 간 관계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한다.


유해진과 박지훈이라는 신구 연기파 배우의 조합은 사극 특유의 무게감을 유지하면서도 과도한 비장미를 경계하며, 가족 단위 관객까지 포괄하려는 명절 영화의 전통적 포지션을 따른다.


현재 흥행 중인 ‘만약에 우리’에 이어 선보이는 쇼박스 배급작이라는 점에서, 극장가에서는 자연스럽게 ‘2연타’ 성과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휴 전주 선공개 전략 역시 이벤트성 개봉보다는 입소문 축적을 염두에 둔 선택으로 읽힌다.


2월 11일 개봉하는 NEW의 ‘휴민트’는 이번 설 연휴 라인업 가운데 가장 전형적인 장르적 선택지에 해당한다. ‘베를린’, ‘모가디슈’에 이어 해외 현장을 무대로 한 집단 갈등 구도를 확장하며, 블라디보스토크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서로 다른 목적을 지닌 인물들의 충돌을 전면에 내세운다.


류승완 감독과 전작에서 호흡을 맞춰왔던 조인성과 박정민은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만났다. 앞선 작품들에서 각기 다른 얼굴을 보여왔던 만큼, ‘휴민트’에서는 어떤 결의 연기를 선보일 지에 관심이 모인다. 구체적인 캐릭터와 서사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지만, 이 조합 자체가 관객의 기대를 형성하는 지점임은 분명하다.


같은 날 개봉하는 김태용 감독의 ‘넘버원’은 사극과 액션 사이에서 휴먼 드라마의 자리를 맡는다. 엄마의 음식을 먹을 때마다 죽음까지 남은 시간이 숫자로 보이기 시작한 아들의 이야기는, 가족과 유한한 시간이라는 익숙한 소재를 감정의 밀도로 밀어붙인다.


‘거인’ 이후 11년 만에 재회한 김태용 감독과 최우식, 여기에 ‘기생충’에서 강렬한 모자 관계를 보여준 최우식·장혜진이 다시 만났다. 일본 원작 소설을 각색해 유한한 시간과 가족애를 섬세하게 풀어낸 만큼, 화려한 액션이나 사극의 묵직함과는 또 다른 깊은 울림을 원하는 관객층에게 강력한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트맨', '승부', '노이즈',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라이 사라진다 해도' 등 연이은 흥행작을 배급해온 바이포엠의 선택이라는 점에서도 ‘넘버원’의 성과 역시 시장의 주목을 받는다.


올해 설 연휴 대진은 명절이라는 시기만으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장르별로 나뉜 각 작품이 실질적인 입소문을 통해 얼마나 긴 생명력을 증명하느냐가 중요해 보인다. 이번 연휴의 성적표는 단순히 관객 동원 숫자를 넘어, 한국 영화가 변화한 관객의 눈높이에 맞춰 시장의 신뢰를 어디까지 회복했는 지를 가늠하는 실질적인 척도가 될 전망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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