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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벽란도 정신' 언급하며 "한중 기업, 천만금보다 귀한 이웃"

데일리안 베이징(중국) =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입력 2026.01.05 15:26
수정 2026.01.05 15:34

국빈 방중 이틀째 5일 한중 비즈니스 포럼 참석

"외교 갈등 시기에도 벽란도 교역 중단 안돼"

"한중, 같은 바다에서 같은 파도 넘어 항해하는 배"

"한중 교역, 3000억 달러 정체…새 항로 개척 필요"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고서라도 얻을 수 없을 만큼 귀하다고 한다"며 "여러분이 바로 그 천만금보다 귀한 서로의 이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조어대) 국빈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작년 1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저는 한중 관계를 전면적으로 회복하자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려면 민간 차원의 협력이 중요하다"며 "진심으로 소망하건대 저 멀리서 친구를 찾지 말고, 시 주석의 말씀대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한국과 중국에서 서로 찾으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고려와 송나라의 교역 중심지인 '벽란도'를 언급하며 한중 경제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벽란도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 교류의 장이었다"며 "더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은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 평화와 질서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벽란도 정신'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 제조업이라는 단단한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고, 그 성과가 다시 양국의 발전과 지속성장으로 이어지는 진정한 협력의 구조를 다시 만들 때"라며 "벽란도의 물길이 대륙과 해양을 하나로 연결했던 것처럼 오늘의 한중 협력도 산업 혁신과 안정적 공급망을 통해 서로의 강점을 잇고, 각자의 시장을 넘어 새로운 기회를 함께 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그러면서 △제조업 혁신 협력 △활발한 문화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제조업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는 제조업 전반에 인공지능을 접목하는 등 혁신에 힘쓰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협력 강화를 주문했다.


서비스·콘텐츠 산업과 관련해선 "더 활발한 문화교류가 필요하다. 서울 문화 탐방, K뷰티 체험은 중국 청년층에 인기 높은 여행코스가 됐다고 한다"며 "양국 정부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 투자 분야에서 실질적 진전에 속도를 내기로 한 만큼 기업 간 협력에도 동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물을 건너는 데에는 배가 필요하지만, 배를 띄울지는 사람이 정한다는 말이 있다. 여러분이 한중 협력의 배를 띄워달라"며 "한국 정부도 이에 필요한 환경을 갖추도록 중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역사로부터 이어져 온 벽란도 정신을 바탕으로 상품과 사람 그리고 문화 교류의 돛을 달고, 황해의 바람과 파도를 함께 가로질러 나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허리펑 중국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를 비롯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우리 기업인들과 중국 기업인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포럼에 앞서 이 대통령은 주요 한중 기업인들과 사전 간담회를 갖고 양국 기업의 사업 현황과 협력 방향을 청취하고 협업 확대를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사전 간담회에서 "한중은 같은 바다에서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항해하는 배와 같은 입장"이라며 "같은 파도를 넘고, 또 서로의 움직임을 의식하면서 한편으로는 협력하고 또 한편으로는 경쟁하며 성공적인 항해를 지금까지 이끌어 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많은 성취를 이뤘지만 현재 글로벌 경제, 통상 환경이 더 이상 과거와 같이 정해진 항로를 그대로 쉽게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이제 새로운 항로를 향해 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중 교역은 3000억 달러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항로 개척이, 또 새로운 시장 개척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생활용품·뷰티·식품 등 소비재 그리고 영화·음악·게임·스포츠 등 문화 콘텐츠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고, 인공지능(AI)은 제조업·서비스업 등 각각의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히고 깊이를 더해 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중관계는 시진핑 주석의 말씀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가까운 이웃으로서 서로에게 도움되는 우호적 관계를 경제적 측면서도 만들어가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 경제사절단 161개사 416명과 중국측 기업인 200여명 등 총 600여 명이 참석했다.


우리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크래프톤의 김창한 대표 등도 자리했다. 우리 정부 인사로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노재헌 주중대사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허리펑 경제담당 부총리와 런홍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 후치쥔 중국석유화공그룹 회장, 니전 중국에너지건설그룹 회장, 랴오린 중국공상은행 회장, 리둥성 TCL과기그룹 회장, 정위췬 CATL 회장, 장나이원 장쑤위에다그룹 회장, 장정핑 SERES그룹 회장, 왕젠요우 LANCY 회장, 류융 텐센트 부회장, 쉬쯔양 ZTE 회장 등이 참석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베이징 조어대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 사전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송오미 기자 (sfironman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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