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산재 은폐 의혹’ 김범석 의장 고발 사건, 서울경찰청 배당
입력 2025.12.29 19:55
수정 2025.12.29 19:56
2020년 물류센터 사망 사건 관련 증거인멸 교사·과실치사 혐의
노조·시민단체 고발 잇따라…산안법·중대재해법 위반 쟁점
CCTV 선별·근무기록 삭제 지시 의혹, 최고경영진 책임 수사 대상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이 오는 30일부터 이틀 간 진행되는 국회의 쿠팡 연석 청문회에 재차 불출석 의사를 밝히면서 책임 회피 논란이 거세진 가운데, 지난 2020년 쿠팡 물류센터에서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장덕준 씨의 사망을 은폐했다며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된 김범석 쿠팡Inc 의장에 대한 사건을 서울경찰청이 수사한다. ⓒ뉴시스
지난 2020년 대구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고(故) 장덕준 씨 사망 사건과 관련을 둘러싼 ‘산재 은폐’ 의혹이 최고 경영진 책임 여부를 가리는 수사 단계로 넘어갔다. 경찰이 김범석 쿠팡Inc 의장을 피고발인으로 한 사건을 직접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2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지난 26일 김범석 쿠팡 Inc 의장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증거인멸 교사,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고발 사건을 배당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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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수사는 전국택배노조와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고 장씨 유족 등이 김 의장을 형사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김 의장이 고인의 업무 강도와 관련된 기록이 남지 않도록 지시하고, 휴게시간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방식으로 산재 사실을 은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조 측은 사고 이후 쿠팡 내부에 이른바 ‘산재 은폐 매뉴얼’이 만들어졌으며, 당시 쿠팡 대표였던 김 의장이 사임한 배경 역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피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이 물류센터 근무 당시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 가운데 회사에 유리한 장면만을 선별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택배노조와 대책위는 “쿠팡과 김범석 의장은 노동자의 죽음 앞에서 책임을 인정하기는커녕 사건을 조직적으로 축소·은폐하고 증거를 인멸했다”며 “노동자의 생명을 비용처럼 취급한 기업에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김 의장과 함께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유한회사도 업무상 과실치사 및 산업안전보건법상 보건 조치 의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경찰은 고발장 내용을 검토하는 한편,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시작으로 관련자 소환 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수사 과정에서 김 의장의 직접 지시 여부와 쿠팡 내부 의사결정 구조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