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김예슬 PD, 익숙한 만큼 잘 벼린 도구로 완성한 ‘케냐 간 세끼’ [D:인터뷰]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5.12.28 11:01
수정 2025.12.28 11:01

tvN ‘인샐술집’, ‘놀라운 토요일’에 이어, 에그이즈커밍 ‘슬기로운 산촌생활’, ‘뿅뿅 지구오락실2’에 이르기까지. CJ ENM 입사 후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던 김예슬 PD는 2023년 본격적으로 ‘나영석 사단’에 합류, ‘4세대 PD’로 불리며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산촌으로 떠나 힐링을 선사하고, 이은지, 미미, 이영지, 안유진과 국내와 해외를 누비며 밝은 에너지를 선사하는 등 익숙하지만, 편안한 재미를 선사하던 그가 나영석 사단과 함께 넷플릭스에 진출해 화제를 모았다. 믿고 보는 웃음 메이커 3인방 이수근, 은지원, 규현의 우당탕탕 아프리카 여행기 ‘케냐 간 세끼’를 나 PD와 공동 연출하며 국내를 넘어, 해외 시청자들의 ‘밥친구’가 되고 있다.


ⓒ넷플릭스

‘신서유기’ 시리즈에서 호흡을 맞춘 이수근, 은지원, 규현과 익숙한 포맷으로 돌아온 김 PD지만, 그럼에도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와의 협업은 설레는 일이었다. 첫 협업을 나 PD와 함께할 수 있어 감사했다는 그는, 아는 맛이지만 지금은 희미해지는 버라이어티를 해외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어 더욱 큰 의미를 느꼈다.


“감회가 새로웠다. 영광스럽고, 기쁘게 생각하고 있다. 사실 기획 단계에서부터 글로벌 시청자를 겨냥한 건 아니었다. 우선은 기다려 주신 국내 시청자들을 생각하며 기획했다. 그럼에도 전통적인 버라이어티를 사랑해 주시는 분이 계시다는 걸 느끼고, 또 그들의 피드백을 받으니까 감사했다.”


그의 말처럼, 넷플릭스와의 첫 협업에서, 다소 뻔한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러나 익숙해서 더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적절한’ 변주를 가미하며 차근차근 해외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자 했다.


“세 분의 조합은 많은 분들이 기다려 주신 조합이지 않나. ‘케냐 간 세끼’는 ‘신서유기’ 시리즈 속 뽑기를 통해 시작이 되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가 욕심낼 수 있었던 부분은 많지 않았다. 라떼를 만들 듯이 어느 것 하나에 세게 힘을 주는 게 아니라, 커피에 우유 타듯이 사랑해 주신 부분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그 안에서 변주를 주고자 했다. 게임을 할 때도 기상 미션이라던지,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부분이 있지만, 이것들을 살짝씩 바꿔봤다.”


익숙한 조합이지만, 시간의 흐름이 만들어낸 새로운 재미도 있었다. 아프리카 케냐의 풍경도 ‘케냐 간 세끼’의 재미에 한몫했지만, ‘신서유기’ 시리즈보다는 한층 성장한 출연진의 현재를 만나는 흥미도 있었다.


“우선은 ‘이게 자연이구나’라는 경이로움이 있었다. 출연자들은 우리보다 더 풍성하게 느껴주셨다. 무리에서 이탈한, 은퇴한 버펄로를 보며 울컥하는 감정을 느껴주신 것도 봤다. 세 분 모두 옛날보다 나이가 드셨고, 그러다 보니 더 감정들을 풍성하게 많이 느껴주신 것 같았다.”


ⓒ넷플릭스

이렇듯 소소하지만, 확실한 재미를 위해 욕심내기보다는 덜어내는데 초점을 맞췄다. 물론 TV 프로그램 또는 유튜브 플랫폼보다는 스케일이 커진 부분도 있지만, 반대로 덜어내며 ‘리얼함’을 부각한 면도 있다. ‘케냐 간 세끼’만의 분위기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했다.


“(제작비는) 넷플릭스와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지원을 받았고, 정당한 곳에 지불을 했다. 그런 부분보다는, 출연진이 같이 모일 수 있었다는 게 중요했다. 특히 세 분의 우정은 물론 나 PD를 비롯한 제작진과의 탄탄한 라포를 보여주는 것도 필요했다. 그래서 제작진이 직접 카메라도 들고, 날것의 느낌을 내고자 했다.”


‘나영석 사단’을 향한 큰 기대가 부담될 법도 했지만, 김 PD는 ‘나영석 선배와 함께해 많은 걸 배웠다’며 긍정적인 면을 짚었다. 나 PD와의 협업 과정에 대해 ‘선배님이 큰 판을 짜주시면 나는 디테일을 채운다. 건물을 선배가 세워주시면, 나는 어느 층에 뭘 넣을지 고민하고 시공사를 섭외한다’고 표현한 김 PD는 ‘건물이 멋있어질 수 있었던 건 나 선배 덕분’이라며 거듭 감사를 표했다.


“워낙 이 포맷의 바이블 같은 분이시지 않나. 게임을 하나 짤 때도 ‘이런 우려점이 있다’라고 말해주시거나, ‘이런 점이 재밌다’는 피드백을 주신다. 에그이즈커밍만의 분위기일 수도 있는데, 모두가 의견을 편하게 말하는 편이다. 편한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다 보니까 긴밀하게 만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나영석 사단의 작품이 ‘익숙한 포맷을 반복한다’고 지적하지만, 김 PD는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케냐 간 세끼’는 ‘아는 맛이 진국’이라는 공식을 활용했지만, 또 어떤 작품이 나올진 알 수 없다고 말해 기대감을 조성했다.


“쓴소리를 해주시는 분도, 좋아해 주시는 분도 있는 것으로 안다. 애초에 ‘케냐 간 세끼’는 기다려 주신 분들이 많은 분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었다. 우리의 기획의도 자체가 그랬다. 기대에 부응하고자 했다. 공개를 앞둔 ‘이서진의 달라달라’도 좋아해 주시는 감성을 잘 따라가고자 한 작품이다. 그러나 에그이즈커밍이 이런 것만 하는 건 아니다. 지켜봐 주시면 잘하는 것도 하지만, 새로운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