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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해도 어떻게든 산다…실거주 의무 없는 경매시장 ‘반사이익’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10.29 07:00
수정 2025.10.29 07:00

‘갭투자’ 차단에 현금부자 ‘우회로’ 부상…투자 수요 발길

“집값 더 오를 것”…대출 없이 매매가 넘어 신고가 낙찰

서울-경기 외곽 분위기 ‘극과 극’…경매도 양극화 심화

ⓒ데일리안 DB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일부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으로 지정되면서 규제를 비껴간 경매시장으로 투자 수요의 발길이 옮겨가고 있다.


토허제로 묶이더라도 규제지역 내 경매물건은 실거주 의무 등이 없어 낙찰받은 뒤 곧장 임대를 놓거나 매매할 수 있다. 다만 집값에 따라 대출 한도가 대폭 축소되면서 서울 핵심지 경매물건은 현금 여력이 충분한 자산가들의 몫이 됐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이후 토허제가 본격 시행된 20일부터 지난 27일까지 토허제로 묶인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에서 진행된 경매 건수는 총 117건, 낙찰 건수는 51건으로 집계됐다. 낙찰률은 43.6%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선 21개 자치구에서 총 88건의 경매가 진행돼 35건이 새 주인을 찾았다. 경기에선 12개 규제지역 중 10곳에서 29건의 경매가 진행됐으며 이 중 16건이 낙찰됐다.


서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101.5%로 나타났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권과 한강벨트 라인 지역의 낙찰가율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광진구 낙찰가율이 135.4%로 가장 높았고 성동구(130.9%)·송파구(110.2%)·영등포구(108.1%)·양천구(105.9%)·강동구(104.3%)·동작구(104.2%)·서초구(102.5%)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경기에선 성남 분당이 113.3%로 가장 높은 낙찰가율을 나타냈고 하남(102.0%), 안양 동안(101.8%), 광명(101.0%) 등이 뒤를 이었다.


10·15 대책으로 토허제로 묶인 지역에선 실거주 의무가 생겨 ‘갭투자’(전세 낀 매매)가 불가능해졌다. 담보인정비율(LTV)은 종전 70%에서 40%로 축소되고 분양권 전매도 제한된다.


ⓒ뉴시스

하지만 관련 법에 따라 토허제 지역 내 경매물건은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다. 앞서 6·27 대출규제로 경락잔금대출 한도 역시 6억원으로 제한, 6개월 내 실거주 의무가 생겼지만,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수요자에게는 규제 영향이 크지 않단 분석이다. 일반 매매 대비 자금 소명에 대한 부담도 적다.


이현정 이현정경매 대표는 “감정가가 워낙 저렴해 서울은 대부분 감정가를 넘어 낙찰되고 있다”며 “10억원 미만은 6억원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아 실거주 목적으로 들어오는 수요가 대부분이지만 서울 중심부, 특히 고가 아파트로 갈수록 대출 한도가 2억~4억 정도여서 아예 대출을 끼지 않고 현금으로 낙찰받는 수요자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서초구 ‘반포르엘’ 전용 84㎡는 감정가 44억1000만원 대비 1억원 이상 높은 45억1915만원에 낙찰됐다. 영등포구 ‘신길우성 4차’ 전용 75㎡ 역시 감정가 8억5500만원보다 1억원 이상 높은 9억6300만원에 매각됐다.


매매시장 최고가를 넘어선 사례도 등장했다. 성남 분당 ‘판교봇들마을 3단지’ 전용 84㎡는 감정가의 116%인 18억5999만9999원에 낙찰됐다. 같은 평형대 직전 최고가는 17억5000만원이다.


성남 분당 ‘이매심환’ 전용 116㎡은 감정가 14억9000만원 대비 비싼 16억186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난달 같은 평형대가 15억5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보다 7000만원가량 더 비싼 금액이다.


이현정 대표는 “규제로 묶이지 않더라도 의정부나 남양주 등은 경매시장에서 약간 관심 밖인 반면 서울과 가까운 경기 지역, 서울 중심 지역일수록 고가에 낙찰되는 사례가 많다”며 “매물도 점점 없어지는 추세고 아파트는 낙찰가가 싸지 않을 뿐더러 앞으로 더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매매시장에 이어 경매시장도 이제 극과 극을 달리고 있다”며 “그럼에도 앞으로 더 오를 거란 기대감이 있으니 현금 자산이 넉넉한 수요자들은 경매로 넘어와 시세보다 높게 낙찰받고 바로 전세를 놓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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