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카카오톡
블로그
페이스북
X
주소복사

'대기업에 없는 유연함' 앞세운 CDMO 후발주자 "한국은 좁다, 다음 목적지는 일본" [인터뷰]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5.10.27 06:00
수정 2025.10.27 06:00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양재영 전무 인터뷰

소규모부터 고객사에 맞춘 유연한 대응 가능해

외부 고객사 확보 통한 상업화 제품 생산은 과제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양재영 전무가 16일 서울 코엑스 BIX 2025 현장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글로벌 CDMO(위탁개발생산) 시장이 ‘규모의 경제’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틈새시장 공략’에 나선 CDMO업계 후발주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전략이 주목된다. 이들의 무기는 ‘유연성’과 ‘다양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같이 대규모 상업 생산에 집중하는 기업과 달리 소규모 임상부터 중규모 생산까지 아우르는 ‘스케일 아웃’ 전략이다.


지난 16일 BIX 2025 현장에서 만난 양재영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전무는 “대규모 ‘스케일 업’에 집중하고 있는 대기업과 달리 우리는 ‘스케일 아웃’ 전략으로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에선 볼 수 없는 ‘맞춤형 생산’

양재영 전무는 프레스티지의 핵심 경쟁력으로 ‘슬롯 가용성’과 ‘유연성’을 꼽았다. “대규모 CDMO 경우 리액터가 워낙 크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리고, 몇 개의 대형 프로젝트만 라인업 해도 슬롯이 없다”며 “반면 우리는 다양한 크기의 제조 스위트(Suite)가 많아 고객이 오래 기다리지 않고 생산을 맡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위트란 하나의 제품 생산 공정을 위한 독립된 생산 공간을 뜻한다. 즉 다양한 스위트를 갖췄다는 것은 여러 고객사의 프로젝트를 동시에, 혹은 순차적으로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2000ℓ 리액터 여러개를 병렬로 연결하는 스케일 아웃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100ℓ 소규모 임상 시료부터 8000ℓ 등 중규모 상업 물량까지 고객사의 니즈에 맞춰 유연하게 대응이 가능하다.


양 전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생산 위주지만, 우리는 소량부터 꽤 많은 용량까지 다양한 핸들링이 가능하다”며 “이것이 우리가 대형사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강조했다.


양 전무는 규모의 경제로 대표되던 CDMO 시장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항체 생산 기술의 발전으로 수율이 높아지면서 초대형 리액터의 필요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 항체 수율이 0.5g/ℓ 수준일 때는 1만5000ℓ 리액터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기술 발전으로 5g/ℓ, 10g/ℓ 까지 나온다”며 “수율이 10배 넘게 높아지니 오히려 후속 공정인 ‘정제’ 단계에서 감당을 못 하는 기술적 병목 현상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항체 수율이란 배양액 1ℓ 당 항체의 생산량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병목 현상이란 기술 고도화로 항체 수율이 증가하면서 배양 공정의 속도를 후속 정제 공정의 처리 용량이 따라가고 있지 못하는 상황을 뜻한다.


양 전무는 “동일 적응증에도 여러 약물이 경쟁하는 시장 세분화가 진행되며 예전처럼 무조건 많이 만들 필요가 줄고 있다”며 “5년, 10년 뒤에도 1만5000ℓ 스케일이 필요할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1공장 외에 2공장, 4공장의 GMP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GMP 인증을 획득한 1공장의 가동률은 ‘가득 차 있는 수준’이다.


최근 셀트리온 수주 불발과 관련해 양 전무는 “셀트리온 제품을 생산하던 1공장은 (그것과 무관하게) 이미 다른 고객사의 생산 스케줄로 꽉 차 있다”고 말혔다.


그는 이어 “4공장은 PPQ(공정 성능 적격성 평가) 배치 생산을 마쳤고, 2공장도 연말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내년에는 두 공장 다 GMP 인증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다음은 ‘일본’…느린 시장 뚫는다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양재영 전무가 16일 서울 코엑스 BIX 2025 현장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데일리안 이소영 기자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생산 캐파가 확보된 만큼, 본격적인 외부 수주에도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양 전무는 “솔직히 국내 바이오 경기는 좋지 않다”고 평가하며, 중기적인 핵심 시장으로 ‘일본’을 꼽았다


그는 “미국이나 유럽은 시차나 인지도 문제로 당장 공략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우리의 중기적인 목적은 일본 시장에서 파이를 키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부터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전시회 참가, 고객사 방문 등 꾸준한 영업 활동을 이어왔다.


일본 기업 특유의 느린 의사결정 속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시작한 노력이 올해 하반기부터 결실을 보며 ‘상당한 수준’까지 진척된 프로젝트가 여럿 확보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익성 열쇠는 상업화…‘유연한 강자’ 목표로

수익성 확보는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의 매출은 125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영업손실이 지속되는 상황에 대해 양 전무는 ‘높은 고정비’와 ‘선제적 투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DMO) 시설은 생산을 안 해도 24시간 공조 시스템을 돌려야 하는 등 막대한 유지 비용이 든다”며 “현재 1공장 매출 만으로는 나머지 공장의 투자비와 고정비를 감당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솔직한 답을 전했다.


수익성 개선의 열쇠는 결국 ‘상업화 물량’ 확보에 달렸다. 현재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주 매출은 관계사인 프레스티지바이파마의 ‘투즈뉴’ 상업화 물량과 외부 고객사들의 임상용 의약품이다.


양 전무는 “임상 배치는 띄엄띄엄 있어 불안정하다”며 “우리의 궁극적 목표 또한 외부 고객사의 상업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전무는 이어 “대규모 생산은 삼성이 하지만, 우리는 소량부터 중규모까지 아우르는 ‘유연한 강자’로 자리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인터뷰'를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