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특검, 이종섭 17일 참고인 소환…박진희는 피의자 신분 조사
입력 2025.09.10 14:30
수정 2025.09.10 14:31
이종섭 변호인 "특검 측에 공정한 조사 담보하기 위한 영상 녹화조사 희망"
특검팀, 채상병 사건 관련 지시사항 및 'VIP 격노설' 실체 등 추궁할 듯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 조사, 3회 이상 진행 가능성 커…직권남용 등 혐의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데일리안 DB
채상병 사건 외압·은폐 의혹을 수사하는 이명현 특별검사팀이 오는 17일 오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사건 당시 이 전 장관의 참모였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은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전 장관 변호인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채해병 특검에서 17일 오전 10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위한 출석 요청을 받았고 이를 수락했다"고 밝혔다.
이어 "해병특검 측에 공식 출석요구서 교부와 공정하고 투명한 조사를 담보하기 위한 영상 녹화조사를 희망했다"고 부연했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채상병 사건과 관련된 각종 지시 상황과 'VIP 격노설'의 실체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참고인 신분 출석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이 전 장관은 지난 2023년 7월 채상병 순직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다. 윤 전 대통령과의 통화 직후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재를 번복한 사실이 드러나 이른바 'VIP 격노설'과 수사외압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키맨'으로 지목돼왔다.
특검팀은 이 전 장관을 상대로 해병대 수사단이 2023년 7월 30일 초동조사 내용을 보고한 때부터 이튿날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한 이후까지 일련의 상황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이 전 장관은 올해 7월 특검팀에 의견서를 통해 'VIP 격노' 회의 직후 윤 전 대통령에게 채상병 사건 관련 전화를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수사 외압의 시작점으로 지목됐던 대통령실 명의 유선전화인 '02-800-7070' 발신자가 윤 전 대통령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검팀은 또 이 전 장관의 핵심 참모였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장관 지시 등에 대한 구체적인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장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피의자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선상에 올라 출국금지 조처가 내려졌지만 지난해 3월 4일 윤 전 대통령에 의해 호주대사에 임명됐다.
그로부터 사흘 뒤 법무부의 출국금지 해제로 호주로 떠났다가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자 방산 협력 공관장회의(3월 28일)에 참석한다는 명분으로 귀국했다.
특검팀은 당시 회의가 이 전 장관의 귀국을 위해 급조됐으며, 외교부 등 주관 부처가 아니라 국가안보실 주도로 기획된 일정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만간 안보실 관계자들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소장)ⓒ연합뉴스
다만 범인도피죄는 범인을 숨겨주거나 도피하도록 도운 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은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장관은 국회 증언거부 혐의로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부터 고발당했다. 지난해 7월 국회에서 '02-800-7070 전화를 누가 사용하는지 알고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밝힐 수 없다"고 증언을 거부한 혐의다.
국회증언감정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증언을 거부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다.
특검팀은 박 전 보좌관에 대한 조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민영 특검보는 이날 "지난주 박 전 보좌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모해위증 혐의로 입건했다"며 "이번 주부터는 피의자 신분으로 개별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전 보좌관 조사는 10일과 11일을 포함해 3회 이상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정 특검보는 덧붙였다.
박 전 보좌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이 불거진 2023년 7∼8월 당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핵심 참모로 있었다. 그는 이 전 장관,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 등 핵심 관계자들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으며 국방부 조사본부 등 수사 라인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특검팀은 정종범 전 해병대 부사령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주까지 3차례 조사했다고 전했다.
채상병 사망사건 당시 해병대 사령부 2인자였던 정 전 부사령관은 2023년 7월 31일 채상병 사건 언론 브리핑이 갑자기 취소된 직후 이 전 장관의 호출을 받고 현안 토의에 참석해 이 전 장관의 10가지 지시가 담긴 일명 '정종범 메모'를 작성한 인물이다.
특검팀은 지난주 정 전 부사령관을 상대로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격노 이후 이 전 장관과의 대면회의 상황과 이 전 장관·김 전 사령관의 지시사항, 기록 이첩 및 회수와 관련한 논의사항 등을 전반적으로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직무 정지를 위한 분리 파견이 단행된 임기훈 국방대학교 총장(육군 중장)에 대해서는 "특검 측에서 직무배제나 분리 파견을 요청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 총장은 특검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가 최근 국회로부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으로 고발됐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또 지난달 29일 압수수색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관계자들도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