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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대법원, ‘VIP 수감’ 탁신 전 총리에 “징역 1년” 선고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09.09 20:37
수정 2025.09.09 20:37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9일(현지시간) 'VIP 수감' 논란과 관련해 대법원 선고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딸인 패통탄 친나왓 전 총리와 함께 태국 방콕 대법원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태국 법원이 ‘VIP 수감’ 논란을 빚은 탁신 친나왓(76) 전 태국 총리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 전 총리가 해임된지 불과 일주일 만에 그 역시 감옥행을 피하지 못하면서 20여년 태국 국정을 농단해 온 친나왓 가문이 끝내 몰락의 길을 걷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태국 대법원은 9일 탁신 전 총리가 1년간 실형을 살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성명을 통해 “탁신 전 총리가 교도소 대신 경찰병원에 장기간 머문 것은 불법이며, 이 기간은 복역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건강 상태가 위중하지 않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때문에 피고인은 추가로 1년간 복역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즉각 영장을 발부해 방콕 교도소 수감을 명령했다. 탁신 전 총리는 재판 직후 정장 상의를 벗고 교도소행 차량에 올랐다.


2001년 2월~2006년 9월 재임한 탁신 전 총리는 농촌지역에 대한 의료보험 확대 등의 정책으로 열렬한 지지층을 보유했던 인물이다. 부패 논란도 따라다닌 그는 논쟁적인 인물이었으며 군부와 갈등을 빚다가 2006년 9월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방미했을 때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다.


이후 해외를 떠돌며 망명생활을 하다가 2023년 8월 귀국 직후 권한 남용 등 혐의로 징역 8년이 선고됐다. 하지만 심장질환 등을 호소해 당일 밤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 이후 국왕의 사면으로 형량이 1년으로 줄었고, 에어컨과 소파, 식탁 등이 구비된 경찰병원 VIP병실에서 6개월을 보낸 뒤 지난해 2월 가석방됐다. 교도소에는 단 하루도 머물지 않았다.


탁신 전 총리는 이날 페이스북에 “나에게 아마 더 이상 자유가 없겠지만,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기 위한 생각의 자유는 있다”는 글을 올렸다. 패통탄 전 총리는 판결 직후 “아버지는 과거의 정치적 역할, 나라에 대한 기여,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일부가 되겠다는 진지한 의도를 통해 여전히 정신적 지도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탁신 전 총리의 교도소 수감은 태국 현대 정치를 쥐락펴락한 탁신 가문의 몰락을 한눈에 보여준다. 화교 가문 출신인 그는 섬유와 통신 사업으로 부를 축적한 뒤 정치에 진출했다. 그가 쿠데타로 축출된 뒤에도 그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 전 총리(2011∼2014년)가 태국 첫 여성 총리로 선출됐을 만큼 그의 영향력은 강했다. 탁신 전 총리 집권 이후 타이 정치는 반탁신과 친탁신으로 나뉘어 대립해왔다. 잉락 전 총리도 이 과정에서 2014년 쿠데타로 실각한 뒤 망명길에 올랐다.



지난 5일 태국 하원에서 열린 총리 선출 투표에서 승리한 아누틴 찬위라꾼(가운데) 총리 당선인이 활짝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그가 귀국한 2023년 8월은 패통탄 전 총리의 집권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되던 때였다. 그는 1년 뒤인 지난해 8월 역대 최연소 총리에 올랐으나 지난달 29일 헌법재판소 해임 결정으로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헌재는 패통탄 전 총리가 캄보디아 실권자 훈 센 상원의장과 한 통화에서 자국군 사령관 험담을 한 사건과 관련해 총리에게 요구되는 헌법상 윤리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며 총리직에서 해임한다고 판결했다.


이어 이달 5일 하원 총리 투표에서 아누틴 찬위라꾼 전 부총리가 새 총리에 선출되면서 푸어타이당은 2년 만에 야당으로 전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친나왓가 수장이자 반군부 세력 상징인 탁신 전 총리마저 구금되면서 당분간 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분야끼앗 카라벡판 태국 람캄행대 정치학 강사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푸어타이당의 지지율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다음 총선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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