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다이닝을 하늘에서…해외여행객 사로잡은 '대한항공 기내식'
입력 2025.08.01 09:44
수정 2025.08.01 09:44
양갈비 스테이크부터 빠삐요트까지
유명 셰프 협업한 일등석 기내식 제공
제철 음식 위주로 사계절 느낄 수 있도록
고품격 기내식에 걸맞은 테이블웨어도
대한항공이 지난 3월부터 새롭게 서비스 하고있는 양갈비 스테이크 ⓒ대한항공
여름 휴가철은 물론 최장 10일까지 쉴 수 있는 10월 황금 연휴 등으로 해외 여행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내식'이 항공사 및 여행지 선택의 중요 기준 중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항공사마다 다양한 기내식 메뉴를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그 중 해외 여행객의 눈길과 입맛을 동시에 사로잡은 건 대한항공의 '파인 다이닝' 스타일의 기내식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레스토랑 '세스타'의 김세경 셰프와 협업해 독창적이면서도 한국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요리들을 일등석 기내식으로 선보였다.
대한항공은 한국을 대표하는 통합 항공사 출범에 앞서 일반석부터 상위 클래스까지 한식 메뉴를 보강하고 고객들의 선택지를 넓혔다. 특히 대한항공 기내식 대표 메뉴라고 할 수 있는 비빔밥 종류를 다양화함으로써 내국인은 물론 외국인 승객들도 한국의 식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항공 퍼스트석에 제공되는 차돌박이 비빔밥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기내식이 ‘항공 여행의 꽃’이라 불릴만큼 여행의 시작과 끝에 특별한 기억을 남긴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승객들이 고급 기내식의 전체적인 과정과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했다. 고전적인 레시피에 뿌리를 두면서도, 음식이 빛날 수 있는 깔끔하고 우아한 프레젠테이션을 연구·개발해 승객들에게 선보였다.
우선 상위 클래스는 샐러드와 수프, 주요리, 후식으로 이어지던 정통 프렌치 코스를 탈피했다. 지상에서의 미식 경험을 하늘에서도 누릴 수 있게 한다는 취지로 파인 다이닝을 도입·시행 중이다.
일등석 기내식은 코스의 처음과 끝을 강조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우선 영화 예고편에 해당하는 ‘어뮤즈 부쉬(Amuse-Bouche·입을 즐겁게 하는 음식이라는 뜻의 프랑스어)’를 기내식에 도입했다. 전체 코스를 제공하기에 앞서 승객을 환영하는 역할을 하며, 한 두입 크기의 정교한 요리에 셰프의 창의성을 담았다.
대한항공은 크랩 앤 레몬 바이트(Crab & Lemon Bite), 새우살을 곁들인 완두콩 퓨레(Pea Mousseline with Shrimp Salad), 전복을 곁들인 달걀 커스터드(Egg Custard with Abalone) 등 계절별로 다양한 구성의 어뮤즈 부쉬를 제공하고, 디쉬 중앙에는 캐비어를 배치해 고급스러움을 가미했다.
주요리에도 안심스테이크와 생선 등 전통적인 메뉴 외에 새로운 재료를 시도했다. 기내식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양갈비와 송아지 안심, 오리가슴살을 메인 메뉴로 올렸다. 조리법도 다양화했다. 종이호일에 은대구와 야채를 넣어 증기로 가열하는 빠삐요트(En Papillote)를 선보였다.
식사를 마무리하는 단계에서는 눈이 즐거운 디저트로 또 한번의 감동을 선사한다. 한 입 크기의 쿠키나 케이크를 뜻하는 쁘티푸르(Petit Four)다. 정교한 비주얼과 섬세한 맛을 담아 식사 마지막까지 특별한 기억을 남길 수 있게 했다. 커피와 차를 곁들여 훌륭한 기내식 코스의 마무리를 장식한다.
인천 출발편에는 한 편의 예술작품 같은 컴포즈드 디저트(Composed Dessert)를 제공한다. 대한항공이 고객들에게 선사하고자 했던 ‘첫 인상과 마무리의 감동(first impression and final touch)’을 모두 구현했다.
파인 다이닝의 핵심은 ‘손님과의 교감’인 만큼 대한항공은 기내에서 승무원과 승객이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요소를 추가했다. 일등석 치즈·과일과 요거트·시리얼 제공 단계에 카트 서비스를 도입해 승객이 직접 이를 보고 고름으로써 미식의 즐거움을 배가시킨다.
모던하고 트렌디한 한식을 개발한 점도 눈에 띈다. 문어영양밥, 차돌박이비빔밥, 전복덮밥, 신선로 등 한식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주요리들이다. 이른바 ‘K-푸드’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게 된 추세를 반영했다.
일반석은 대한항공의 대표 기내식인 비빔밥 종류를 늘리고, 한식과 양식 메뉴를 다양화해 승객들이 보다 많은 선택지를 누릴 수 있게 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리뉴얼에서 나물, 소고기와 함께 서비스됐던 기존 비빔밥을 연어비빔밥 등으로 변주했다. 낙지제육덮밥 등 새로운 한식과 두부팟타이, 매운 가지볶음, 로제 파스타 등 최신 트렌드에 맞춘 메뉴도 선보였다.
대한항공 프레스티지석에 제공되는 열무비빔밥. 여름 특선 메뉴로 제공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기내식 모든 메뉴를 제철 음식 위주로 구성해 승객들이 사계절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어 프레스티지석에서는 여름철에 열무비빔밥을, 가을철에 버섯덮밥을 특선 메뉴로 제공한다. 또한 인천 출발편은 국내산 재료를 우선 사용한다는 방침을 유지했다. 상위 클래스 한식에 제공되는 밥은 우리나라 벼를 전통적인 교배 육종 방법으로 개발한 ‘백세미’를 사용하는데, 구수한 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맛이 뛰어나다는 평가다. 상위 클래스에 김치를 제공하게 된 점도 큰 변화다.
항공기 내부라는 특수 환경에서 제공되는 요리인만큼 메뉴와 서비스 방법 개발에도 수많은 요소들을 반영해야 했다. 우선 셰프가 직접 요리하는 지상의 레스토랑과 달리 승무원들이 좁은 공간에서 한정된 조리 도구로 음식을 완성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이 같은 환경에서도 최대한 지상에서 먹는 것과 같은 퀄리티의 요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연구를 거듭했다. 원활한 서비스 진행을 위해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신메뉴 실습 교육과 인천공항 현장 교육도 진행했다.
지상보다 낮은 기압과 습도가 미각에 미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었다. 대한항공은 테스트 비행을 통해 기내식이 실제 서비스되는 경우를 수차례 시뮬레이션하며 맛과 품질을 보완했다. 이 과정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비롯한 대한항공 경영진이 직접 참여해 신규 메뉴 개발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보탰다.
대한항공이 선보인 일등석 테이블웨어(Tableware) 베르나르도(Bernardaud) 식기, 크리스토플(Christofle) 커트러리, 리델(Riedel) 와인잔 ⓒ대한항공
대한항공은 최고급 기내식을 담을 식기와 승객들이 사용할 커트러리(Cutlery)도 엄선했다. 대한항공 고객들이 손끝에서부터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디테일 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일등석 식기는 프랑스의 베르나르도(Bernardaud) 브랜드의 차이나웨어, 크리스토플(Christofle) 커트러리, 독일 리델(Riedel) 와인잔을 사용하고 있다. 프레스티지석은 아르마니/까사(Armani Casa) 식기와 와인잔으로 서비스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으로 대한항공이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국적 항공사이자 글로벌 항공사로서 또 한번의 도약을 앞둔 시점”이라며 “이번 기내식과 기내 기물 업그레이드는 서비스 품질 강화에 전사적인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결과물”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