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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모를 금값 상승…안전자산 쏠림 역풍 '주의보'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5.04.22 06:51
수정 2025.04.22 06:51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 수요 확대

금 거래량·거래금액 급증, 골드뱅킹 잔액도 1조 돌파

"불안 심리에 따른 과열 양상…인플레이션에 영향 줄 수도"

서울 종로구 한 귀금속 판매점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으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금으로 몰리면서, 금융시장 전체에 균형을 잃은 자금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돈 3.75g인 것을 감안, 1돈당 금값 시세는 전날 기준 58만575원이다. 이는 전날 57만975원 보다도 1.68% 상승한 수치다.


금값이 상승하며 거래량도 늘었다. 올 들어 지난 18일까지 금 일평균 거래량은 353.6㎏이 거래돼 지난해 일평균 거래량 103.5㎏보다 241% 급증했다.


거래량이 늘어나며 거래대금도 크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 현물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금 1㎏ 기준)은 509억1600만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일평균 거래대금 115억2300만원보다 342% 늘었다.


금 거래대금은 지난해 12월 기준 일평균 194억4300만원으로 200억원이 채 안 됐다. 그러다가 올해 1월 250억9200만원으로 오르더니 2월 809억13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3월 517억4200만원, 4월 400억8600만원으로 소폭 줄어들고 있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국제 금 시세는 26% 이상 뛰어오르며 온스당 3300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침체와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제 불확실성 속 금융시장 혼란이 커질수록 금값 상승세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향후 금 가격이 3400~3500달러 이상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값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등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국내에서는 환율 우려에 단기적인 투자수요가 더해지면서 상승폭이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골드뱅킹을 판매하는 KB국민·신한·우리은행 등 시중은행 3곳의 골드뱅킹 잔액 역시 지난 17일 기준 1조649억원으로 집계돼 1년 전인 지난해 4월 말 잔액 6101억원 대비 4548억원(75%) 가량 급증했다.


골드뱅킹은 고객이 예치한 원화를 금(g) 단위로 환산해 보유하는 방식으로, 금 시세에 따라 잔액 가치가 변동된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이 실물 수요보다는 심리적 불안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은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화폐 가치 하락이 예상될 때 수요가 급증한다.


결국 금값이 계속해서 오를 경우 이는 시장에 "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신호를 제공하고, 소비자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생겨 금값이 이처럼 상승하는 것"이라며 "최근 경기침체 가능성도 계속 거론되면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값 급등이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수는 없겠으나, 인플레이션 조짐이나 실제 물가 상승 등의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며 "시장 불안이 과도하게 반영될 경우, 장기적으로는 통화정책의 왜곡이나 소비 행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슈가 진정 국면에 들어간다면, 현재처럼 과열된 금 투자 흐름은 빠르게 식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금값 급등이 단기적인 자산 쏠림을 넘어 실물경제 전반에까지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며 "금이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더라도 가격이 이미 과열된 상황에선 맹목적 투자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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