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렉라자’ 될 수 있을까…美 FDA 관문 넘는 HLB 간암 신약
입력 2025.01.17 14:39
수정 2025.01.17 16:13
FDA 제조 및 품질 관리 실사 완료
3가지 보완 사항, 오는 3월 허가 여부 발표
중국 견제 기조는 ‘걸림돌’
HLB가 간암 신약 허가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마지막 관문인 제조 및 품질 관리(CMC) 실사를 마쳤다. HLB 측은 “충분히 해소 가능한 경미한 지적 사항만 발견됐다”고 밝혔다. 만약 FDA가 요구하는 보완 사항을 충족한다면, 유한양행 ‘렉라자’에 이어 FDA 문턱을 넘은 두 번째 국산 항암제가 탄생하게 된다.
17일 제약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HLB는 미국 FDA 신약 허가를 위한 마지막 단계인 CMC 실사를 완료했다. 이번 CMC 실사는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 항암제 ‘캄렐리주맙’ 생산 시설을 대상으로 이달 초 진행됐으며, HLB 리보세라닙에 대한 실사는 이미 완료됐다.
현재 HLB는 리보세라닙과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을 병용하는 방식으로 간암 1차 치료제를 개발했다. HLB는 리보세라닙 글로벌 특허권을, 항서제약은 중국 판권을 확보하고 있다.
CMC 실사는 FDA 심사관이 의약품 생산 시설을 방문해 전체 시설과 공정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다. 이번 실사는 지난 1차 허가 심사 때 통보 받았던 보완 사항을 포함해 모든 시설과 공장을 원점부터 재점검하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HLB는 이번 FDA 실사에서 항서제약이 총 3가지 경미한 사항에 대해 개선 요청을 받았으며,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전했다. 해당 전달을 받은 HLB 자회사 엘레바도 요청 받은 사안이 신약 허가에 영향을 미칠 사항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일부 투자자들은 “오히려 보완 사항이 늘어난 것이 아니냐”며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5월 FDA는 실사 과정에서 2가지 보완 사항이 있다며, 최종 승인을 불허했다.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제조 및 품질 관리 문제(CMC) 및 백인 환자 임상 사이트(BIMO) 실사가 진행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후 HLB는 서류를 보완해 지난해 9월 FDA에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 요법에 대한 재심사를 신청, BIMO 실사는 지난해 11월 완료됐다.
HLB 관계자는 “구체적인 CMC 보완 사항의 경우 항서제약 측의 기밀이기 때문에 공개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5월 FDA로부터 지적 받은 사항의 경우 이번 심사에서 많이 개선됐다”고 말했다.
HLB는 초기 임상 단계에서 기술 이전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 수익화를 추구하는 여타 바이오 기업과 달리 2000년 중반부터 리보세라닙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HLB는 올해 3월 FDA 승인을 받은 이후 미국 간암 1차 치료제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확보, 매출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중국 바이오 견제 기조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국은 최근 제약 바이오 분야에서 중국 진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캄렐리주맙을 개발한 항서제약은 중국 제약사로, FDA 측에서 해당 부분을 보수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견제가 심화되고 있다는 대외적인 상황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임상 결과가 좋아 보완 사항이 개선된다면 HLB 간암 신약은 FDA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