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전세사기 여파 계속되나…전세의 월세화 가속
입력 2025.01.16 06:19
수정 2025.01.16 06:19
아파트 월세 비중 45%대 유지, 빌라는 절반 이상 차지
“시장 불확실성 확대…수요 늘며 월세 강세 이어갈 것”
대규모 전세사기 후폭풍으로 주택 시장에서는 올해도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아파트 전·월세 거래인 1만4938건 가운데 44.9%(6708건)가 월세 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월세 거래 비중이 41.5%에서 11월 45.1%로 한 달 새 3%포인트 이상 비중이 늘어난 이후 45%대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비아파트 시장에서의 월세 거래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해 서울에서 계약된 연립·다세대(빌라) 월세 거래량은 모두 전세 거래량을 훨씬 앞섰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계약된 전세 거래량은 1만4697건인 반면, 월세 거래량은 2만1315건으로 전세 거래량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에서 계약된 빌라 전월세 거래 13만4683건 중 월세는 7만2728건으로 절반 이상(53.9%)을 차지했다.
이는 전세사기가 벌어지기 전인 지난 2020년 월세 비중(29.5%)과 비교하면 약 1.8배인 셈이다.
서울 빌라 월세가격지수 역시 지난해 12월 104.9로 2023년 2월 100.8부터 2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5년 1월 이래 역대 최고 수치다.
서울에서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비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전국 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감소했지만, 비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증가했다.
아파트 전세 거래량이 지난해 71만7384건에서 60만9건으로 16%, 월세 거래량이 55만1468건에서 46만8051건으로 15% 줄었다.
같은 기간 빌라 전세 거래량도 12만6865건에서 11만2269건으로 12% 줄어든 데 반해, 빌라 월세 거래량은 13만2546건에서 13만9950건으로 6% 늘었다.
전문가들은 전세 사기로 인한 전세 기피 현상이 나타면서 월세로 수요가 몰리는 월세 가속화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 보고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탄핵 정국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임대차 시장에 머무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여기에 지난해부터 강화된 전세 대출 규제에 따라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수요가 늘면서 월세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