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투협회장, 디딤펀드 아쉬움… ‘공모펀드 직상장’으로 반전 꾀하나
입력 2025.01.13 07:00
수정 2025.01.13 07:00
수익율 방어 ‘우수’… 순자산 50억 이상 상품 2개 ‘불과’
법인 결제·BDC 제도 등 취임 일성 목표 달성 ‘불투명’
3월 말 공모펀드 거래…임기 내 대표 성과 위해 흥행 필요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취임 당시부터 핵심 공약으로 밀었던 디딤펀드가 ‘절반의 성공’에 그친 가운데 올해 상반기 공모펀드 직상장을 통해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시한 디딤펀드가 다소 아쉬운 성과를 내면서 임기가 1년 여 남은 서유석 회장으로서는 올해 상반기 공모펀드 직상장 성적이 더욱 중요해졌다.
서 회장은 지난 2023년 3월 취임해 3년의 임기를 부여받아 2년여 동안 당국·금융업계와 협조해 자산유동화기업어음(PF-ABCP) 매입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연 착륙 지원을 위해 3조30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하는 등 성과를 이뤘다.
특히 지난해 9월 출시한 디딤펀드가 대표적 실적으로 꼽힌다. 디딤펀드 이름인 ‘디딤’도 서 회장이 직접 지은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디딤펀드는 주식 편입 비율을 50% 미만으로 제한하고 5% 안팎의 시장 중립적 성과를 추구하는 퇴직연금 상품이다. 해당 펀드는 시장 대비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이 대세인 국내 퇴직연금 시장에 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최근 국내외 증시가 연일 큰 변동성을 보이는 상황에서 디딤펀드가 양호한 성과를 보이면서 안정적인 퇴직연금 상품으로서의 면모를 발휘하고 있지만 동시에 자산 50억원 이상의 펀드는 단 두 개에 그치는 등 미진한 측면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체 25개 디딤펀드 가운데 22개 상품이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한국투자디딤CPI+증권자투자신탁’의 3개월 수익률은 8.0%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기간 코스피지수가 오히려 3.0%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우수한 성과다.
다만 이들 가운데 순자산 50억원 이상의 상품은 ‘흥국디딤연금플러스(230억원)’, ‘삼성디딤밀당다람쥐EMP(115억원)’ 두 개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흥국디딤연금플러스 펀드의 경우 출시 당시 모 그룹 계열사로부터 초기 설정 자금 200억 원을 확보한 것을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50억원 이상은 한 개 뿐인 셈이다.
이 외에 50억 원 이하 10억원 이상 규모 펀드도 한국투자디딤CPI채권혼합재간접형, 현대인베스트먼트디딤글로벌멀티에셋스마트EMP혼합형 등 두 개뿐이며 대부분 5억원 미만이다.
아울러 취임 당시 내세운 비상장기업에 대한 모험 자금 공급을 위해 기업성장투자기구(BDC) 제도, 증권사 법인지급결제 허용 등도 임기 내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히 법인지급결제의 경우 실시간 차액이 반영되는 게 아니라 거래 다음 날 가능한 청산 과정에서 증권 계좌 내 자금 이동이 급증해 증권사의 불이행이 벌어지는 것이 우려된다는 설명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시행 예정인 공모펀드 직상장 관련 성공 여부에 따라 임기 마지막 해를 맞은 서 회장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분기 거래소와 예탁원 시스템 개편 및 거래소 상장 심사 등을 거쳐 이르면 오는 3월 31일부터 상장 공모펀드 거래를 개시할 계획이다.
현재 공모펀드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비해 거래 편의성과 환금성이 떨어져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다. 금투협에서는 투자자들은 이용 중인 증권사 모바일 트레이딩시스템(MTS)을 통해 공모펀드를 주식이나 ETF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게 될 경우 시장이 빠르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서 회장의 야심작인 디딤펀드의 경우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흥행 측면에서 아쉬움이 나오고 있다”며 “올해 신년사에서 언급한 가상자산 ETF 등도 걸림돌이 많아 공모펀드 직상장 성과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