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백골공주"…야6당 '백골단' 논란 김민전 제명안 제출
입력 2025.01.10 16:54
수정 2025.01.10 17:01
"국회의원으로서 있을 수 없어"
"알았다면 제정신이 아닌 것"
與 "사과해서 징계 사유 아니다"
조승래 "사과한다고 다 되나"
야6당 국회의원들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 한남동 관저 사수 집회를 벌였다는 이른바 '반공청년단' 예하 '백골단'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주선한 김민전 국민의힘 의원의 의원직 제명안을 제출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 정진욱 의원, 정춘생 조국혁신당 원내수석부대표 등은 10일 국회 의안과를 찾아 김 의원 제명촉구결의안을 제출하며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정치테러집단 단체를 초대해 그것도 백골단 이름을 떳떳하게 얘기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국회의원으로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춘생 원내수석부대표는 "어제 과거 기억소환이 되면서 너무 힘들었다"며 "어떻게 정치학박사라는 사람이 모를 수 있느냐. 몰랐다면 뇌가 없는 것이고 알았다면 제정신이 아닌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국회가 제명하기 전에 스스로 김민전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며 "그것이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국회로서 당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 의원은 전날 오후 돌연 하얀 헬맷을 쓴 2030 청년들과 함께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김 의원의 소개와 함께 시작된 이른바 '반공청년단 출범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우리는 최근 민노총의 대통령에 대한 불법체포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청년들"이라며 "우리 지도부는 조직의 공식 명칭을 반공청년단(反共靑年團)으로 부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급기야 "'백골단'은 반공청년단의 예하 조직으로 운영됨을 알려드린다"고까지 밝혔다.
'백골단'이란 1950년대 초반 등장했던 어용 정치단체를 말한다. 1950년 5·30 총선에서 이승만 대통령의 집권여당(독립촉성국민회·국민당·여자국민당·청년단)이 전체 210석 중 57석을 획득하는데 그치자, 1952년부터 집권 세력에 의해 조직된 '국회 해산' 요구 어용집회가 만연했다. 백골단은 땃벌떼·민족자결단과 함께 어용단체의 일익을 담당해 비상계엄령 발동과 '부산 정치 파동'을 촉발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주선했던 기자회견 직후 긴급현안질문을 위해 본회의가 열렸던 국회 본회의장에서 눈을 감고 수면을 취하는 듯한 모습이 포착되면서 더욱 큰 뭇매를 맞고 있다.
이와 관련,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민전 의원이 이런 (백골단 기자회견) 대업을 이루고 나서 퍽 고단했는지, 국회 본회의장 안에서 또다시 숙면을 취했다"라며 "오죽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잠자는 국회의 백골공주'라고 별명을 붙였겠느냐"라고 꼬집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도 같은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을 향해 김 의원 중징계를 촉구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김 의원이 백골단을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 끌어들인 사실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유당 시절 정치깡패의 명칭이자 독재정권 사복체포조의 별칭인 백골단을 어떻게 감히 국회에 끌어들일 수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더욱 어이없는 것은 김 의원이 자신의 SNS에 백골단이 민주당의 '프락치' 공작이라는 글을 게시하며 책임을 전가했다는 점"이라며 "자신이 일을 저질러놓고 남탓까지 하다니 정말 비열하다"고 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내란 수괴 윤석열이 아직도 관저에 농성하며 무력 충돌을 교사하고 있는데, 김 의원은 내란 선전도 모자라 정치를 코미디로 만들 생각이냐"라며 "국민의힘이 공당이라면 독재정권의 망령을 국회로 끌어들인 김민전 의원을 당장 중징계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김민전 의원이 사과했고 회견을 철회한다고 밝혀 징계 사안이 아니다'라고 한 것에 대해 "앞으로 큰 역사적·정치적·도덕적 일탈이나 범죄를 일으키고서 사과하면 다 덮는 거냐"고 되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