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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떼돈 벌던 車 업체들, 전기차 내놔도 '내리막'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5.01.12 06:00
수정 2025.01.12 06:00

과거 中 자동차 시장 지배했던 GM, 폭스바겐, 토요타 등

현지 전기차 업체 늘면서 판매 내리막길… 구조조정도

뒤늦게 전기차 모델 출시했지만 판매 악화 막지 못해

ⓒ연합뉴스

중국서 그야말로 '떼돈'을 벌었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벤츠, 볼보 등 럭셔리 브랜드는 물론 GM, 폭스바겐, 혼다와 같은 대중 브랜드까지 일제히 판매량이 줄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가장 빠른 국가로 꼽히는 가운데, 비야디(BYD) 등 현지 전기차 업체들이 몸집을 불리면서 막강했던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GM(제너럴모터스)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약 180만 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4% 하락한 수치다. GM의 판매량은 2017년 404만대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2018년 365만대, 2019년 309만대, 2020년 290만대, 2023년 210만대 등으로 꾸준히 감소했다.


GM과 함께 중국을 최대 시장으로 두고 있는 폭스바겐도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중국에서 220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8.3% 줄었다.


일본 브랜드 혼다, 닛산, 토요타 등 3사도 중국에서 3년 연속 판매 내리막을 걷고 있다. 혼다는 지난해 중국 내 판매량이 30.9% 급감한 85만2269대에 그쳤다. 혼다의 중국 판매량이 10만대 이하로 떨어진 건 9년 만이다. 닛산 역시 69만6631대로 12.2% 줄었고, 토요타 역시 177만6000대로 6.9% 줄었다.


럭셔리 브랜드도 처지는 비슷하다. 같은 기간 볼보의 중국 판매량은 8% 감소한 15만6370대로 집계됐다.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작년 3분기 중국 내 인도량이 13% 줄었고, 수익은 절반으로 급감했다.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중국 판매 악화가 주목되는 건 그간 어떤 시장 보다도 중국에서 큰 수익을 올려왔기 때문이다. 특히 GM과 폭스바겐은 중국을 최대 시장으로 두고 있고, 과거 매년 300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소위 '떼돈'을 벌었다.


내연기관 시대에는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없었던 만큼 글로벌 수입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던 덕이다. 하지만 전기차 전환 흐름 이후 중국 내 현지 전기차 업체가 '가성비' 전기차를 내놓으면서 주도권이 뒤바꼈다. 굳이 수입 전기차를 구매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중국은 자국 업체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유명한 나라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을 호령하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뒤늦게 전기차 모델을 내놨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정도로 불티나게 팔리지도 않는 모습이다. 내연기관 판매가 매년 줄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모델이 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지난해 GM의 중국 판매량 중 전기차 모델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세력을 키우고 있는 만큼, 기존 주요 업체들의 설 자리가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 BYD의 경우 글로벌 판매량이 지난해 기준 7위, 지리그룹도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이 중국을 견제하는 건 이유가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세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연기관차로 인기를 얻었던 글로벌 업체들이 전기차로 중국에서 승부를 보기는 어렵다. 자국업체를 소비하려는 경향이 짙고, 중국 전기차의 상품성도 실제로 많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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