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경찰-공수처, 尹 체포가 그렇게 신나나?
입력 2025.01.10 07:07
수정 2025.01.10 09:21
야당에 줄 서 ‘체포 쇼’ 정치질...대규모 병력 동원 계획 역겹다
尹측 ‘불구속 기소하든지 구속영장 청구하라’ 늦었지만 다행
공수처, 이제라도 제 주제 알고 체포 위한 체포 천방지축 멈춰야
경찰과 경호처도 제발 국민과 국가 생각하며 자중자애하라
“물대포든 장갑차든 헬기든 다 동원해야 된다. (경호처가) 총도 들고 있는데, 만약 쏘게 됐을 때 자기가 먼저 죽는다고 생각하면 함부로 쓸 수 없다. 그러니까 압도적인 물리력이 필요하다.”
요새 민주당 의원들과 수사 기관들이 아주 신이 났다. 그들에게 국가와 국민, 국격, 신인도 같은 것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오직 주군 이재명이 조기에, 2심~3심 걱정 없는 대선이 치러져 대권을 거머쥘 일에만 몰두, 그리고 경찰은 벌써 그들에 줄을 서 1000명 동원령이니 뭐니 하며 물불 안 가리고 있다.
엄동설한에도 수많은 탄핵-체포 찬반 국민들이 연일 몰려들어 난장판을 벌이고 있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이 살얼음판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이 풍경을 바라보는 게 너무 흥분되고 있는 듯하다. 나라가 그야말로 백척간두다.
거대 다수 의석을 보유한 민주당은 정치적 불확실성에 있는 현시점 대한민국에서 가장 확고한 권력을 가진 세력이다. 윤석열 탄핵이 인용되면 집권 가능성(이재명 대통령)도 매우 큰 정파다. 이 사람들이 지금 이러고 있고 경찰-공수처가 그들 옆에 붙었다.
윤석열과 같은 서울대 법대에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문재인 청와대에서 반부패 비서관을 지내고 친명계로 돌아 국회의원이 된 호남(전남 보성) 출신 김기표(52, 부천)가 2차 尹 체포 시도 시 경찰의 압도적 물리력 동원을 독려했다. 그러자 방위 출신인 김어준이 더 구체적인 무기 동원과 사용 요령을 지도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된다고 본다. 저격수들이 레이저 포인트 가슴에 박히게 하는 그런 것도 하고, 선무방송도 하고, 물대포도 쐈다가 캡사이신도 쐈다가 몇몇 끌고 나갔다가 계속해서 반드시 뚫어야 된다.”
여성 총경 출신의 민주당 마포갑 지역위원장 이지은은 한술 더 떴다. ‘윤석열 체포 방법’이라는 대단히 세부적인 ‘순차 작전 계획서’를 SNS에 올렸다.
“드론으로 내부 구조 파악 및 피의자 위치 수색, 정문 경호 인력 공무집행방해 체포, 특수 레커차로 내부 차벽 제거, 경찰 특공대 장갑차 2~3대로 나머지 차벽 및 철조망 밀고 들어감, 스크럼 떼어내 대열 무너뜨린 후 체포조(공수처+경찰 수사관 100명) 진입 및 수색.”
경찰대-지방 경찰청장 출신인 경주 태생 민주당 의원 이상식(58, 용인 갑)은 이 물리력 강화 준비를 하는 경찰 국수본과 여러 차례 통화하며 민주당 입김을 불어 넣은 ‘내통’을 자백했다.
“어제 무지 바빴다. 尹 체포 영장 만기를 하루 앞두고 당과 국수본(국가수사본부)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하느라 전화기에 불이 나고 회의가 이어졌다. 오늘 체포영장이 다시 나오고 내일 내란 특검 재표결이 진행되면 다시 폭풍 같은 날들이 이어질 것이다. 국수본과 경찰 후배들을 격려하고 응원하고 조언해서 내란 수괴 윤석열을 반드시 체포되도록 하겠다.”
이재명이 경찰 출신들을 ‘비명횡사 친명횡재’ 공천한 ‘깊은 뜻’이 다 있었다. 이렇게 불철주야 신명이 나서 ‘직권남용’(국민의힘 고발 예정) 등의 불법 행위까지 감수하며(정권이 바뀌면 처벌받지 않을 것이란 확신으로 이상식도 국수본도 움직였을 것) 경찰을 조종했으니 말이다.
윤석열을 결사 방어하는 박종준의 경호처도 많은 국민을 걱정하게 하고 분노케 하는 건 사실이다. 대통령의 탄핵 인용 가능성이 기각보다 훨씬 높은 상황에서 그의 충성이 가상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다.
박종준이야 다른 인사는 전혀 잘하지 못해 온 윤석열이 사람 하나는 잘 뽑은 별종 인물이라 치자. 또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경호처라는 특수한 조직의 특수한 속성이 있을 수도 있다.
결국 윤석열의 잘못이 가장 크다. 비겁했고 무책임했다.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한 말은 어디로 갔나? 수사권이 있고 없고를 따질 게 아니라 조사에 응해 체포 영장 발부까지 이르게 하지는 말았어야 했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가 탄생시킨 어쭙잖은 수사 기관 공수처가 판사 쇼핑을 했건 어쨌건 이의 신청이 기각도 되고 대법원도 영장 발부에 문제가 없다고 했으니 그의 버티기는 이미 명분을 잃었다.
공권력 대 공권력 대치라는 혼란스럽고 위태로운 상항에서 대통령 변호인 윤갑근이 “기소하든지 사전 구속 영장을 청구하면 법원 재판에 응하겠다”라고 한 입장 발표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공수처와 경찰도 대통령의 이 후퇴(속셈이 있건 없건)를 계기로 이성을 찾아야 한다.
체포를 위한 체포로 변질해 버린 자존심 대결 겸 정치질 집착, 역량과 법에도 맞지 않는 천방지축을 자제하고 자중자애로 자세를 바꾸는 것이 자신들과 나라를 위해 좋다. 불구속 기소가 순리다. 더 이상 설치는 건 보기에 매우 역겹다.
그들은 이상식의 ‘내통’ 자백이 보여 주듯 세상이 바뀌자 수사가 아닌 민주당에 보여 주려고 정치하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사실들만으로도 기소나 구속영장 청구하기에 충분하다. 굳이 체포 쇼를 벌이겠다는 의도가 무엇인지 국민들은 다 안다.
이 나라에서는 돈 봉투 받은 현직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전직 국회의원 한 명도 잡아가기가 절대 쉽지 않다. 그런데 하물며, 비록 탄핵 소추돼 직무정지가 됐더라도, 현직 대통령을 잡아서 끌고 가겠다는 건 그 영상을 국민들에게 보여 주겠다는 것 말고는 다른 의도가 없다.
그게 대한민국 전체에 그토록 중요한 일인가? 나라 체면과 이미지 손상을 생각도 좀 하라. 이재명 민주당은 오직 자기들 이익을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줄 탄핵을 하다 당 지지율을 까먹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재명은 비호감도가 그의 지지도보다 더 높다.
이재명과 민주당, 그리고 ‘내통’한 경찰과 공수처는 경찰 특공대 투입(지금 병정놀이하나?) 운운하기 전에 윤석열을 강제로 체포해서 얻을 수 있는 자신들의 이익과 대한민국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