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이어 김상식 매직, 제2의 쌀딩크 열풍 기대감
입력 2025.01.06 09:30
수정 2025.01.06 09:30
베트남, 미쓰비시컵 결승서 태국 제압하고 6년 만에 우승
지난해 5월 부임한 김상식 감독, 1년도 되지 않아 우승 지휘
베트남 6년 이끈 박항서 감독 이어 장기집권 토대 마련
베트남 축구 대표팀이 아세안(ASEAN) 미쓰비시일렉트릭컵(이하 미쓰비시컵) 정상에 올랐다.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5일(이하 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에 3-2로 승리했다.
지난 3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베트남은 합계 5-3으로 앞서며 우승을 확정했다.
동남아시아 10개국이 출전하는 미쓰비시컵은 아세안축구연맹(AFF)이 주관하는 이 지역 최고 권위의 축구 대회다.
베트남의 우승을 차지한 것은 2018년이 마지막이다. 당시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을 이끌고 정상에 올라 국내 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불러모았다.
베트남 축구에는 2018년 대회 우승이 ‘박항서 매직’의 시작이었다. 박 감독은 이 우승을 시작으로 베트남 축구의 역사를 매번 새롭게 바꾸며 국빈급 대우를 받았다. 베트남 축구의 히딩크로 불리며 ‘쌀 딩크 열풍’을 이끌었다.
박항서 감독 이후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던 베트남은 김상식 감독 체제서 6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로 동남아축구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지 1년도 되지 않아 팀을 정상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인정 받았다.
물론 부임 초반에는 위기도 있었다.
박항서 감독에 이어 한국인 2호 사령탑으로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김상식 감독은 부임 후 이 대회 직전까지 치른 5번의 A매치서 1승 1무 3패에 그치며 위기에 놓였다.
미쓰비시컵은 김상식 감독에게 위기이자 기회였다. 이번 대회 결승에 올라 베트남축구협회가 요구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확정한 김 감독은 여세를 몰아 동남아 최강으로 불리는 태국까지 제압하고 ‘무패 우승’의 신화를 썼다.
베트남의 결승 상대인 태국은 무려 7차례나 미쓰비시컵 정상에 오르며 역대 최다 우승국에 등극할 정도로 동남아 축구에서는 절대 강자다. 태국은 이 대회 3연속 우승을 노리고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도 태국은 97위로 베트남(114)보다 위다.
하지만 김상식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지난 1차전 승리로 먼저 기세를 올렸다. 김 감독은 1998년 9월 타이거컵 준결승전 3-0 승리 이후 약 27년 만에 태국 상대로 안방에서의 승리를 지휘했다.
원정에서도 접전 끝에 신승을 거두며 태국을 무려 두 번이나 꺾었다. 박항서 감독도 베트남 재임 시절에는 태국 상대로 단 1승(4무 2패)밖에 거두지 못했기에 더욱 눈부신 성과다.
제 2의 ‘쌀딩크 열풍’을 예고한 김상식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인해 무려 6년 동안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박항서 감독처럼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