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최저’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2.3%↑…연말 물가는 ‘불안’(종합2보)
입력 2024.12.31 10:26
수정 2024.12.31 10:27
신선식품 14년만 최대 상승…과일·채솟값 ‘고공행진’
먹거리 물가 불안 계속…‘고환율’ 탓 석유류 상승 전환
12월 물가 상승률 1.9% 상승…‘4개월 연속’ 1%대
정부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올해보다 둔화할 듯”
연간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3%대에서 올해 2%대 초중반까지 내려가면서 둔화 흐름이 나타났다.
작황부진 등의 영향으로 과일과 채솟값이 크게 뛴 농산물 물가도 쉽사리 진정되지 않는 모습이다
올해의 마지막 달 물가상승률은 1% 후반으로 나타났다. 4개월 연속 1%대를 유지했지만, 상승 폭은 전월보다 확대됐다.
3% 중반대에서 2% 초중반대로…4년만에 낮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18(2020년=100)로 작년보다 2.3% 올랐다.
지난해(3.6%)보다 상승률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체감물가는 높은 상황이다.
연간 물가상승률은 2012년 2.2%부터 2015년 0.7%까지 내려온 뒤, 2016~2018년 연속 1%대를 나타내고 2019년에는 0.4%로 다시 떨어졌다.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자 2020년 0.5%를 기록한 뒤 글로벌 경기 회복과 저금리 등과 맞물려 물가가 치솟기 시작했다.
2021년 2.5% 상승한 뒤 2022년 5.1% 뛰면서 외환위기 때인 1998년(7.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올해의 경우 신종 코로나19 첫해보다 4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2.0%)는 웃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작년보다 2.1% 상승해 지난해(3.4%)보다 낮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2% 올랐다.
농산물 오르고 체감물가는 2.7% 상승
올해 연간 물가를 견인한 건 국제유가 하락 폭 축소와 농산물이다.
작황 부진 등에 따른 과일 가격 상승과 여름 폭염·폭우 영향으로 올해 농산물 가격은 높은 흐름을 나타냈다.
농산물 물가는 10.4% 올라 2010년(13.5%)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배 물가 상승률을 71.9% 올랐고, 귤과 사과 가격은 각각 46.2%, 30.2% 상승했다. 배추도 25.0% 올랐다.
과일과 채소를 중심으로 신선식품 지수는 지난해보다 9.8% 뛰었다. 2010년(21.3%) 이후 최고치다.
신선과실이 17.1%, 신선채소가 8.2% 상승했다. 신선과실 물가 상승률은 2004년(24.3%) 이후 20년 만에 가장 높다.
석유류 가격은 1.1% 내려 지난해(-11.1%)보다 하락 폭이 축소됐다.
국제유가 하락세가 축소됐고 유류세 인하 조치가 일부 환원된 데 따른 영향이다.
이 밖에도 서비스(2.2%), 전기·가스·수도(3.5%) 등 물가 오름세가 작년보다 약해져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보다 낮아졌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돼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은 2.7%를 기록했다.
내년 과일값 하락 지켜봐야…신선식품지수 2.9%↑
12월 물가는 작년 같은 달보다 1.9% 올랐다.
올해 들어 월별 물가상승률은 농산물 가격 등으로 인해 2∼3월 3%대를 기록한 뒤 4월 2%대에 진입했다. 이후 오름세가 약화하다가 지난 9월(1.6%)부터 1%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고환율 등 영향으로 12월 물가 상승률은 다시 2%대에 근접하고 있다.
석유류 가격이 1.0% 올라 4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일부 신선채소 가격이 오르면서 신선식품지수도 2.9% 올랐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가 환율 영향과 전년도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유류세 인하 변화 등으로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농산물 가격도 작황 부진에 따른 출하 부족으로 2.6% 올라 전월(0.3%)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가공식품은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2.0%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1월에는 설 성수품 수요 등으로 상방압력 확대가 예상된다”며 “이달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와 경유·천연가스(CNG) 유가 연동보조금을 내년 2월 말까지 연장해 겨울철 유류비와 난방비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주요 식품・사료 원료 30종 등에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할인 지원 등을 통해 먹거리 물가안정에도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2025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상승세 둔화, 근원물가 안정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올해보다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