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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 된 ‘종이 주민등록증’ 은퇴…모바일로 재탄생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입력 2024.12.26 12:01
수정 2024.12.26 12:01

27일부터 세종・고양시 등 9개 지역서 시범 발급

해당 지역 주민센터에서 신청 가능

행안부, 내년 1분기 중 전국 발급 계획


#1. 세종시에 거주하는 김선영(여・48)씨는 가족관계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주민센터를 방문했다. 하지만 창구에 도착해 신분증을 확인했을 때, 신분증을 집에 두고 온 것을 깨달았다. 당황한 김씨가 주민센터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하자, 직원은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이용한 신원 확인 절차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김씨는 스마트폰에 저장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주민센터 직원은 해당 정보를 확인 후 가족관계증명서 발급 절차를 진행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사용한 신원 확인 절차는 신속하게 진행됐다. 김씨는 문제없이 필요한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었다.


앞으로는 17세 이상 국민 모두가 발급받는 주민등록증을 스마트폰에 담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지난 1968년 종이 재질로 처음 발급된 주민등록증이 56년 만에 디지털 방식으로 재탄생하게 된 것이다.


행정안전부는 27일부터 전 국민 신분증인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시범 발급한다고 밝혔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2021년부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서비스 중인 모바일 운전면허증(경찰청), 국가보훈등록증(국가보훈부), 재외국민 신원확인증(재외동포청)에 이어 네 번째로 추가되는 모바일 신분증이다.


행안부는 안정적인 도입을 위해 우선 세종특별자치시, 고양시 등 9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시범 발급에 나선다. 시스템 안정성을 검증한 후 내년 1분기 중 전국에서 발급할 계획이다. 시범 발급 지역은 세종시와 고양시를 비롯해 ▲강원 홍천군 ▲경남 거창군 ▲대전 서구 ▲대구 군위군 ▲울산 울주군 ▲전남 여수시 ▲전남 영암군(가나다 순)이다.


시범 발급 기간에는 주민등록상 주소지가 시범 발급 지역인 주민만 가능하다. 지역 내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IC주민등록증’을 발급받아 휴대폰에 인식하거나 ‘QR 발급’ 방법으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신청할 수 있다.


실물 주민등록증을 IC칩이 내장된 주민등록증으로 교체해 발급받는 ‘IC주민등록증’은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 편의를 위해 새로 도입된 주민등록증이다. 기존 주민등록증과 모양은 같지만, IC칩이 내장돼 있다. 스마트폰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다.


휴대전화를 바꾸거나 앱 삭제시 IC주민등록증만 있으면 주민센터를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재발급받을 수 있다. 다만, IC주민등록증 발급 시에는 1만원 비용이 소요된다.


QR 발급은 읍·면·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을 위해 생성되는 1회용 QR코드를 촬영하는 방식이다. QR 발급 비용은 무료다. 신청 즉시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변경 또는 앱 삭제 시,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받기 위해서는 주민센터를 다시 방문 해야 한다.


한편 IC주민등록증을 발급 신청할 때는 최근 6개월 이내에 촬영한 사진을 제출해야 한다. QR로 발급신청 할 때는 사진 제출은 필요 없다.


주민등록증 사진이 오래된 경우 모바일 신분증 앱에서 안면인식이 안돼 모바일 주민등록증 발급이 제한될 수 있다.

이 경우 6개월 이내 촬영한 사진을 제출해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은 후 모바일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으면 된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주민등록법령에 따라 개인 스마트폰에 발급되는 법적 신분증이다. 기존 주민등록증을 소지한 모든 국민(최초 발급자 포함)이 신청 대상이다.


행안부는 분실 우려에 대한 대비책도 마련했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에 블록체인과 암호화 기술 등을 적용해 개인정보 유출과 부정 사용을 방지하고 높은 수준의 보안성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또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정보만 제공할 수 있어 과도한 개인정보 노출을 방지한다. 예를 들어 기존 주민등록증의 경우 담배나 주류 구매를 위해 성인 여부를 확인하는 상황에서도 불필요한 주민번호 뒷자리, 주소 등까지 함께 노출됐다.


모바일 주민등록증은 이름과 생년월일만 보여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등 목적에 필요한 최소 정보만 제공이 가능하다.


고기동 차관은 “1968년 주민등록증 최초 도입 이후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며 “이번 모바일 주민등록증 시범 발급을 통해 불편한 부분을 사전에 철저히 확인해 전면 발급 시에는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배군득 기자 (lob13@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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