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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수사보다 탄핵심판 집중하는 까닭은? [법조계에 물어보니 593]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4.12.25 05:11
수정 2024.12.25 09:51

윤 대통령 측 석동현 "수사보다 탄핵심판이 우선"…25일 공수처 소환조사 불응 예고

법조계 "심판에 집중한다는 尹, 탄핵심판 기각시켜 내란죄 수사에 영향 끼치려는 것"

"수사기간보다 탄핵심판 심리기간 훨씬 짧아…헌재 판단 먼저 받아야 유리하다 본 것"

"尹, 27일 헌재 준비기일 불출석 가능성 높아…변호인단 구성 이후 직접 출석할 수도"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1월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대국민담화 및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측이 오는 25일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피의자 조사에 출석하기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수사보다 탄핵심판이 우선돼야 한다"고 24일 밝혔다. 법조계에선 탄핵심판 기각을 우선 이끌어낸 뒤 이를 통해 내란죄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탄핵심판 심리 기간이 수사기관의 수사 기간과 비교했을 때 시간이 덜 소요된다는 점에서 헌재 판단을 먼저 받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27일 오후 2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첫 변론준비 기일을 연다. 변론준비 기일은 변론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고 심리 계획을 세우는 절차다. 탄핵심판 피청구인에게 출석 의무는 없다. 통상적으로는 대리인단만 참석해 양측의 개략적인 입장을 밝히고 재판 계획을 논의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윤 대통령 측은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 대통령 측 석동현 변호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25일) 출석하기는 어렵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다"며 "대통령은 좀 여건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석 변호사는 전날에도 "수사보다 탄핵심판이 우선돼야 한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도 탄핵 심판 절차가 먼저 이뤄지고 대통령 신분을 상실한 상태에서 수사가 진행됐었다"고 말했다. 오는 25일 오전까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출석해 피의자 조사를 받으라는 소환 통보에 대해 사실상 불응하겠다는 뜻이다.


아울러 석 변호사는 "국회에서 탄핵이 소추된 지 아직 10일도 되지 않았다"면서 "윤 대통령 입장에서는 탄핵재판에서 탄핵이 온당한지 여부 등을 다뤄야 한다. 윤 대통령도 '어떻게 열흘 만에 재판 절차를 시작하겠다고 입장을 내놓으라고 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당당히 탄핵심판 절차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당장 27일 변론준비 기일에 윤 대통령이 직접 출석해 계엄과 탄핵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는 어렵다는 것으로 읽힌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수사와 탄핵심판을 받게 된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에 참여한 석동현 변호사가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앞에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수사보다 탄핵심판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에 비추어 탄핵심판에서 기각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보고, 이를 통해 수사기관의 내란죄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헌재의 탄핵심판 심리기간과 수사 기간을 비교했을 때 탄핵심리가 훨씬 시간이 덜 소요된다는 점에 비추어 헌재 판단을 먼저 받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는 27일 예정된 변론준비 기일에는 출석하지 않고 변호인단이 구성되고 난 이후 탄핵심판 기일에는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는 변호인단이 구성되지 않아서 준비기일 조차 임하지 못하는 상태인 것 같다"며 "직접 변론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한 적이 있는 만큼 출석할 가능성이 낮지 않다"고 전망했다.


최건 변호사(법무법인 건양)는 "헌법에서 대통령은 내란 및 외환죄를 제외하고는 소추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윤 대통령 측은 내란죄 혐의가 불성립한다고 자신하고 있는 만큼 당장 수사를 받을 이유도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며 "그러나 수사기관의 임의 소환을 계속해서 불응한다면 결국 강제수사의 명분을 만들어줄 수 있기에 아예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란 혐의 불성립에 대한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고 탄핵심판 대리인단 구성이 마무리 될 때까지는 지금처럼 시간 끌기 전략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며 "계속된 지연 전략은 결국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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