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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타페 넘어선 그랑 콜레오스, 내수 절벽 빠진 KGM·한국GM (종합)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12.02 18:16
수정 2024.12.02 18:17

완성차5사, 11월 내수 판매 총 12만3616대… 전년比 6.5% ↓

르노, '그랑 콜레오스 하이브리드' 전례없는 순항… 싼타페 넘어

코세페 참여했지만 '연말 특수' 못누려… 경기 불황 장기화

신차 있어도, 없어도 '내수절벽' 빠진 KGM, 한국GM

11월 완성차 5사 내수 판매실적 ⓒ각 사

국내 완성차5사(현대자동차·기아·르노코리아·한국GM·KG모빌리티)가 지난달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하고 나섰지만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경기 불황으로 올 초부터 이어진 내수 부진이 연말까지 이어진 것이다.


11월에는 '잘 만든 신차'로 할인 없이 현대차·기아를 넘보게 된 르노코리아와 그렇지 못한 KG모빌리티(KGM), 한국GM 사이에 희비가 갈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는 지난 11월 총 12만3616대를 판매했다. 13만2221대를 판매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5% 줄어든 수치다.


통상 연말은 할인 등 구매 혜택이 집중돼 한 해 자동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성수기로 꼽히지만, 올해는 이런 연말 특수를 누리지 못한 것이다. 경기 불황과 차량 가격 인상 등이 겹쳐지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6만3170대로 전년 대비 무려 12.3% 줄었고, 기아도 4만8015대로 전년 대비 4.4% 줄었다. KG모빌리티는 3309대로 같은 기간 34.5% 감소했고, 한국GM 역시 1821대에 그치면서 39.6% 떨어졌다.


그랜저 ⓒ현대자동차

특히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코리아세일페스타에 참가해 올해 팔리지 않은 재고 품목의 개수와 할인을 늘렸음에도 대부분 차종의 판매량이 주저앉았다. 할인율이 가장 높았던 전기차마저도 캐즘의 벽을 뚫지 못했다.


현대차는 스테디셀러인 그랜저가 5047대 판매돼 전년 대비 36.8% 급감한 것에 이어 코나(2034대)가 36.6%, 싼타페(7576대) 13.7%, 캐스퍼(3745대)가 36.8% 하락하는 등 올해 모델체인지를 거친 차종을 제외하곤 일제히 판매량이 하락했다. 전기차 역시 아이오닉5 1252대, 아이오닉6 734대로 초라한 성적에 그쳤다.


현대차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기아 역시 스테디셀러 모델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연말 특수에서 벗어났다. 모하비가 78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무려 75.1% 주저앉았고, 대표 인기모델인 스포티지는 모델 체인지를 앞두며 4233대로 29.2% 줄었다. 니로 역시 30% 줄어든 1163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기차는 보급형 신차인 EV3가 2284대 판매되며 선방했지만, 나머지 모델인 EV6는 770대, EV9은 99대 판매되면서 상황이 악화됐다.


그랑 콜레오스 ⓒ르노코리아

완성차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현대차·기아 마저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든 가운데, '잘 만든 신차' 하나로 홀로 판매호황을 누린 중견 업체도 있다. 르노코리아는 지난달 7301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무려 289.4%의 성장을 이뤄냈다. 지난 9월 출시한 그랑 콜레오스가 인기를 얻으면서다.


그랑 콜레오스는 출시 직후 판매량이 매달 높아지면서 11월에는 동급 경쟁모델인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넘어섰다. 지난달 판매량 7301대 중 그랑 콜레오스는 6582대로 90% 이상을 차지했으며,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이 6082대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난달 싼타페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은 5393대로, 가솔린을 제외한 하이브리드 모델만 비교했을 때 르노 그랑 콜레오스가 600대 이상 많이 팔렸다. 동급 완성차 모델이 싼타페, 쏘렌토 등 2종에 그치는 만큼 앞으로 그랑 콜레오스가 두 모델을 모두 넘어설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액티언 ⓒKG모빌리티

르노코리아의 부활과 달리 신차 출시 여부에 상관없이 내수 부진에 허덕이는 한국GM과 KGM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수출 실적을 높이면서 다행히 전체 판매량의 하락은 막았지만, 올해 1분기부터 내수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연말 할인 카드까지 먹히지 않은 모양새다.


한국GM은 지난해 3월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출시 이후 신차없이 버텨온 만큼 판매량이 트랙스 출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내수 판매량은 전년 대비 39.6% 하락한 1821대다.


앞으로 국내에서 생산될 신차 계획이 아직까지 없는 만큼 수입 모델 판매를 지속하면서, 수출로 경쟁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한국GM의 수출은 전년 대비 8.4% 증가한 4만7805대를 기록했다.


KGM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한국GM과 달리 올해 9월 신차 '액티언'을 출시했지만, 판매량이 600여대에 그치는 상황을 맞았기 때문이다. 액티언은 KGM이 사명 변경 이후 처음 개발한 신차라는 점에서 '토레스 신화'를 이어갈 기대주였지만, 판매량이 좀처럼 늘지 않아 계획이 흐려졌다.


KGM은 폭설로 인한 공장 가동 차질을 이유로 들었지만, 사실상 지난달 액티언의 판매량도 1000여대에 그쳤던 만큼, 토레스 신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국GM과 마찬가지로 수출이 전년대비 184.1% 증가한 8849대로 최대 실적을 쓰면서 전체 판매량의 악화는 막아냈다.


한편, 완성차5사의 국내 점유율은 현대차·기아가 합산 89.6%를 기록해 전년 대비 2.9%p 하락했다. 르노코리아의 선방이 현대차·기아의 합산 점유율을 80%대로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중견 3사의 합산 점유율은 10.1%로, 지난해 한자릿수 점유율에서 벗어났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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