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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證, ‘시총 만큼’ 유증…신성장 확보 명분에도 개미 거센 반발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11.27 17:25
수정 2024.11.27 17:26

자금조달 절반 시설자금 투입…차세대 시스템 개발 계획

나신평, 충당금 부담 완화…자본적정성 지표 제고 기대

개인, 지분 저가 매입 시도·상법개정안 필요성 등 주장

서울 여의도 현대차증권 사옥 전경. ⓒ현대차증권

현대차증권이 시가총액에 맞먹는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사업경쟁력 제고 차원이라는 회사의 설명에도 종목토론방을 중심으로 주가 하방 압력 지속 전망과 주주들의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은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차세대 시스템 개발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기자본을 확충해 리테일·기업금융(IB) 등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성과 기업가치 제고도 노리겠단 복안이다.


실제로 전날 공시된 자금조달 목적을 보면 시설자금에만 조달 자금의 절반인 1000억원이 투입된다. 기타자금에도 774억원이 들어가며 채무상환에만 225억원만 쓰인다.


유상증자는 기업이 주식을 새로 발행해 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발행 방식에 따라 주주배정·일반공모·주주우선공모·제3자 배정 등으로 분류된다.


현대차증권의 이번 유상증자 규모는 시총에 맞먹는다. 주당 발행가액 6640원으로 신주 3012만482주를 신규 발행한다. 이는 현재 거래되고 있는 유통 물량 3171만2562주의 94.98% 수준에 달한다.


유상증자는 주주배정 후 실권주 공모 방식으로 진행된다. 현대차증권은 우리사주조합 및 구주주 청약, 초과 청약 배정 이후 실권주가 발생하게 될 경우 일반공모 청약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사주조합에도 전체 발행 물량의 10%인 301만2048주가 배정됐는데 배정받은 주식은 1년간 보호예수된다. 특히 계열사 중 지분율이 25.43%로 가장 높은 현대차의 경우 배정받은 물량의 100%를 청약한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출자 규모는 375억원 수준이다.


유상증자의 신주 배정 기준일은 내년 1월3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내년 3월5일이다.


신용평가업계도 현대차증권의 유증 계획에 대해 향후 모니터링이 필요하나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현대차증권이 유증을 통해 순자본비율,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제고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부동산금융 시장 악화로 충당금 부담 등 재무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완화 요인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주주들과 소액투자자들 사이에서 주주가치 희석에 따른 우려와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기저에 깔려 있다. 현대차증권은 이날 전 거래일 종가 대비 13.07%(1150원) 내린 7650원에 거래를 마치며 우려를 반영했다.


개인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 등에서 현대차증권의 유증 규모가 시총에 맞먹는 점, 대주주인 현대차가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했음에도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하는 점, 시설투자 자금 사용에 대한 의구심 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번 유증이 현대차그룹이 현대차증권의 지분을 저가매입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주장과 상법 개정의 필요성 등도 거론했다.


종목토론방 등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증권 지분 저가로 매입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 “주주돈 잘도 뺏는 이런 짓 못하게 강제해야 한다”, “이렇게 주주들 뒤통수 치고 있는데 상법개정안 거부권 쓰면 탄핵이다” 등의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이날 종가와 발행가액간 괴리율이 13.20%에 달하는 등 주주가치가 추가로 희석될 가능성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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