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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전구체 이어 제련기술도 ‘국가핵심기술’ 신청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입력 2024.11.21 17:50
수정 2024.11.21 17:50

MBK 연합의 분할 매각 차단 목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고려아연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데일리안 정진주 기자

고려아연이 자사의 핵심 제련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해달라고 정부에 신청했다. 앞서 하이니켈 배터리 전구체 제조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는 정부의 판정을 받은 데 이어 추가로 회사의 핵심 사업인 제련업 기술까지 국가핵심기술로 인정받아 앞으로 MBK파트너스와 영풍 연합의 분할 매각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2건의 제련 기술에 대한 국가핵심기술 추가 지정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국가핵심기술로 총 13개 분야에서 76개 기술 목록이 지정돼 있는데 해당 기술 2건에 대해 신규 지정을 요청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입 침출 기술을 활용한 황산아연 용액 중 적철석 제조 기술'과 '격막 전해 기술을 활용한 안티모니 메탈 제조 기술'이다. 이번 신청에 따라 산업부는 국가핵심기술 신규 지정 수요 조사와 의견 취합, 전문위원회 심의 등을 통해 최종 후보 기술 선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어 관계 부처 협의를 통해 신규 지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산업부는 고려아연의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구체 원천기술을 국가핵심기술과 국가첨단전략기술로 판정한 바 있다. 정부는 반도체와 원자력, 전기·전자, 로봇 등 기술적·경제적 가치가 높아 해외로 유출될 경우 국가 안보 및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되면 해당 기술을 기관이나 기업은 법률에 따라 보호 조치를 실시해야 하고 해당 기술을 수출하거나 해외 인수합병, 합작 투자 등 외국인 투자를 진행하려는 경우에는 산업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고려아연은 정부 승인 없이는 해외에 매각할 수 없게 됐다.


이 때문에 고려아연은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고 봤다. 시가총액 20조원에 육박하는 고려아연의 몸집을 고려했을 때 국내에서는 인수를 시도할 기업이 없다는 점에서 해외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았는데 국가핵심기술 지정으로 이마저 불가능해진 탓이라는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신청서를 통해 "방위 산업과 첨단 기술 산업에 꼭 필요한 희소금속인 안티모니의 특성과 중국의 안티모니 전략 자원화 정책 등을 감안할 때 해당 기술의 해외 유출은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산업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당사의 기술을 통한 안티모니의 국내 생산이 국가 안보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진주 기자 (correctpear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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