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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전기차 전환 과도기 버틸 '비장의 무기' 빼들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입력 2024.11.19 17:51
수정 2024.11.19 20:11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 2026년 말 현대차 북미 SUV에 탑재 양산

가격 30% 낮춘 120㎾ 보급형 구동 시스템 내년 말까지 개발

'수주경쟁력', '파트너십' 전략으로 글로벌 고객 비중 40%까지 확대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19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자로 나서 사업 방향성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의 주력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전면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캡티브 마켓(독점시장)인 현대자동차‧기아에 집중된 매출 구조를 벗어나 해외 완성차 고객 비중을 크게 늘리는 한편, 수익성 중심 사업구조 개편으로 영업이익률을 5~6%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극복하고 전면적인 전동화 전환까지의 과도기에 대응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도 제시했다.


현대모비스는 1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CEO Investor Day)’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최근 전기차 시장은 일시적 수요 둔화를 겪고 있으나, 전기차 수요는 그리 오랜 기간이 아닌 시점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이런 과도기적 시장 환경 속에서 전기차 대체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고 본격적인 전기차 전환에 대비해 선제적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위한 우리 전략 방향은 단기적으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페인 포인트(불만)를 해소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력을 갖추는 것”이라며 “소비자의 전기차 초기 구입비용을 낮출 수 있는 보급형 EV 제품을 개발하고, 내연기관과 전기차의 장점을 모두 보유한 주행거리 연장 전기차(EREV) 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배터리 열 전이 방지기술을 내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중장기적으로는 다양한 시장 니즈에 맞춰 보급형부터 대형 프리미엄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해 구동모터시스템과 배터리시스템의 기술과 가격경쟁력을 강화해 EV시장이 도래했을때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 EREV 구동 시스템 개요. ⓒ현대모비스

이 시장이 언급한 EREV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가장 적합한 기술로 주목받아 왔다. 배터리와 전기모터가 내연기관을 보조하는 하이브리드(HEV), 외부 충전까지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와 달리 EREV는 구동 방식은 순수 전기차(EV)와 동일하고 엔진은 구동 관여 없이 배터리 충전용으로만 사용한다. 순수 전기차에 더 가까우면서도 주행거리 한계나 충전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방식인 것이다.


이 사장은 “양산중인 모터와 배터리 라인업을 최대한 활용해 추가 투자는 최소화하면서 EREV에 대응하는 게 우리의 강점이며, 부품 공용화를 통해 원가절감 또한 실현할 수 있다”면서 “경쟁사 대비 우수한 출력 밀도를 가진 모터 기술을 접목해 차량 전비를 개선하고 모터 구조를 단순화해 차량 경량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가 개발 중인 EREV는 기존 EV용 솔루션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개발비를 줄일 수 있고, 부품 공용화를 통한 원가 절감도 가능하다. 모터 성능 면에서도 기존 시장에 나온 EREV 대비 토크 밀도 및 출력 밀도가 30%가량 우수하며, 발전‧구동 통합형 모터를 적용하면서 모터 개수를 2개로 줄여 구조도 단순하다. 이같은 성능과 가격, 경량화와 전비 측면에서의 강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의 EREV 전략과 발맞춰 구동 시스템 등의 자체 설계 사양을 개발 중이며, 현재 설계검증 및 평가를 앞두고 있다. 2026년 말 현대차 EREV 차량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대상으로 수주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 사장은 “현대차의 북미 SUV 두 개 차종을 수주해 2026년 말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이런 제품 경쟁력과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신규 고객 확보에도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보급형 EDU 시스템 시스템 개요.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날 120㎾ 보급형 구동 시스템 개발 상황도 공유했다. 현재 전기차 시장의 주력인 160㎾급보다 출력을 줄인 대신 가격경쟁력을 높인 시스템이다. 전기차 캐즘에 대응하기 위한 완성차 업체들의 소형 전기차 출시 움직임에 대응함은 물론,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개화한 이후에도 현대모비스의 제품 라인업 다양화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전류센서와 보드 기어 트레인을 일체화하고, 코어 및 코일 사용량을 줄이는 최적화 설계를 반영했으며, 수냉구조를 적용해 유냉식 부품이 필요 없다. 이를 통해 기존 160㎾급 대비 생산 원가를 30%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장은 “120㎾ 보급형 구동 시스템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소형 전기차 모델을 타깃으로 한 제품으로 소비자 가격 부담을 낮춰 전기차 대중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주력 사양인 160㎾급 제품 대비 약 70%의 가격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3분기 시스템 개발에 착수해 연말까지 콘셉트 설계를 마치고 내년 3분기 샘플 제작 및 검증을 거쳐 내년 말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규석 현대모비스 사장이 19일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2024 CEO 인베스터 데이’ 발표자로 나서 사업 방향성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는 이날 현대차‧기아 외의 글로벌 고객 비중을 현재 10% 수준에서 2033년 40%까지 확대해 글로벌 톱3 자동차 부품사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현재 독일 보쉬, 일본 덴소, 독일 ZF. 캐나다 마그나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순위 5위를 달리고 있다. 현대차‧기아 외의 논(Non) 캡티브 마켓 고객으로는 스텔란티스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메르세데스-벤츠, 미쓰비시 등이 있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고객 비중 확대를 위해 ‘수주경쟁력 기반의 시장 확대’와 ‘파트너십 기반의 고객 확대’라는 두 가지 전략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수주경쟁력 기반 시장 확대와 관련 “이미 확보된 글로벌 플랜트 기반의 공급 안정성을 바탕으로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SBW(Steer by Wire, 기계적 연결 없이 전기 신호로 조향 제어)와 같은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 현대차‧기아와의 사업 경험을 통해 축적되고 증명된 품질은 우리 수주 경쟁력의 원천”이라며 “이를 통해 기존 고객에게는 공급 부품을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수주를 확대해 나감과 동시에 신규 고객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파트너십 기반의 고객 확대 전략과 관련해서는 “글로벌 주요 완성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해 플랫폼 단위의 수주를 통해 대규모 공급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라며 “고객사와 신기술 공동 연구 등 협업 기반의 교류를 통해 차세대 핵심 기술을 함께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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