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속도 날까…한은 "중립금리 -0.2~1.3%"
입력 2024.11.03 12:00
수정 2024.11.03 14:17
경기를 자극하지도 침체되지도 않도록 하는 우리나라의 중립금리가 1%대 이하 수준이란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을 마침내 완화 쪽으로 유턴한 가운데,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지가 있다는 해석일 수 있어 주목된다.
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BOK경제연구: 한국의 중립금리 추정'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중립금리는 올해 1분기 기준 -0.2%에서 1.3% 수준인 것으로 추정됐다.
중립금리란 경기가 과열되거나 침체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이론적 금리를 뜻한다. 팬데믹 이후 전세계적으로 금리가 인상된 이후 경기 침체가 진전되는 과정에서 중립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은행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은 보고서에서 "중립금리는 생산성 및 잠재성장 변화, 인구구조 변화, 글로벌 중립금리의 파급 등 다양한 요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팬데믹 이후 한국 중립금리의 상승 전환 여부는 향후 데이터가 충분히 쌓인 후 재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중립금리 수준만 놓고 보면 앞으로 기준금리 인하에 속도가 날 가능성은 충분한 셈이다. 지난 달 인하를 단행하긴 했지만, 아직도 기준금리가 중립금리를 크게 웃돌고 있어서다.
한은은 지난 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3.25%로 0.25%p 내렸다. 이로써 2021년 8월 시작된 통화 긴축 기조는 3년 2개월 만에 비로소 종지부를 찍었다.
다만 통화정책 기조 판단을 위해서는 중립금리뿐 아니라 금융 상황과 유휴생산능력, 기조적 물가 등 다른 지표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중립금리 추정치는 추정 모형에 따라 1~2%포인트(p) 정도의 오차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중립금리 변동에는 대외요인 또한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 연준의 정책금리가 크게 낮아진 기간에는 대외 변수가 포함된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평균 0.4%p 낮은 것으로 나타났고, 반대의 경우 평균 0.3%p 높게 추정됐기 때문이다.
중립금리 향후 경로에 관해서는 인공지능 관련 생산성 증가, 기후변화 대응 등은 상방요인으로, 인구고령화 지속, 잠재성장률 하락 등은 하방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도경탁 통화정책국 정책분석팀장은 "향후에도 다양한 방법론을 통해 관련 연구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며 "구조적 요인 변화의 영향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