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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저축은행 올해 적자만 449억…이석태 체제 '적신호'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4.10.28 11:33
수정 2024.10.28 13:27

3분기까지 449억 손실 떠안아

"보수적인 충당금 적립 영향"

'부당대출' 후폭풍 인사 '촉각'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위치한 서울 역삼동 소재 삼정빌딩 전경. ⓒ 우리금융그룹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올해 들어 5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떠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을 발표한 다른 금융그룹 소속 저축은행들은 3분기 들어 모두 흑자를 달성했지만,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적자 규모가 확대됐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실적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고전하는 가운데,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 일가의 부당대출 논란에까지 휘말리면서 연말 인사태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저축은행은 3분기 15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시현하며, 누적 449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의 14개 계열사 중 가장 큰 적자 규모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상반기 293억원, 3분기까지 449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적자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성 재평가에 따른 추가적인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결정적이었다는 설명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 관계자는 "올해 기조는 충당금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쌓고 가자는 것"이라며 "충당금 환입보다 리스크 헷지에 주력하는 만큼, 내녑부터 충당금 환입이 반영되며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반기까지 우리금융은 선제적으로 86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는데, 이중 810억원이 PF에 대응하기 위함이었으며 저축은행에는 약 200억원 정도가 반영됐다.


다만 "금융지주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 회계기준을 따르는 반면, 저축은행은 일반기업회계기준을 적용해 실적을 공시해 수치가 차이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실적 악화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금융지주 계열의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실적 부진은 더 두드러진다. 올해 3분기까지 KB금융저축은행은 7억원, 신한저축은행은 21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오는 29일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하나저축은행은 올해 2분기까지 당기순손실 36억원으로 집계됐다.


향후 저축은행업권 상황도 녹록지 않아 실적 개선이 단기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전반의 PF 대출부실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건전성에 주력하다보니 대출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나마 금리인하로 조달비용에 숨통이 터진 것은 다행스런 대목이다.


공교롭게도 우리금융저축은행이 적자로 돌아선 시점은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가 취임한 시기와 맞물린다. 이 대표는 올해 3월 25일 취임 일성으로 '턴어라운드'를 강조하며 "우리금융저축은행을 새롭게 탈바꿈하고 그룹발전과 기업가치 제고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부르짖은 바 있다.


이 대표의 임기는 내년 말까지로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경영 능력은 이미 시험대에 올랐다. 설상가상으로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에 '부당대출'을 실행하며 '내부통제' 문제에 얽혔다.


손 회장 부당대출에 따른 우리금융 경영진 책임론이 불거진 가운데, 당장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31일 회의를 열고 조병규 우리은행장 거취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조 행장 연임 불가 결론이 난다면, 나머지 계열사에서도 인사 쇄신을 위한 대표 물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이 부당대출을 내준 시점은 지난 1월로 이 대표로썬 억울한 측면이 있지만, 현재 경영 성과를 고려하면 남은 임기를 충분히 보장받는다는 확답도 하기 어렵다. 전상욱 전 대표도 임기 1년 만에 교체된 바 있다.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416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경질성 인사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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