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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특별감찰관제, 대안이 되긴 힘들 듯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4.10.29 03:03
수정 2024.10.29 03:03

尹과 韓, 10월 21일 정치적으로 결별한 것

韓, 특별감찰관제는 동력 이어가려는 고육지책

韓, 보다 근본적이고 본격적 행보 나설 수밖에

때가 늦었다…10.21 윤·한 회동 마지막 기회

ⓒ데일리안 DB

지난 10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사이의 회동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났다.


그런데 회담의 내용보다 두드러졌던 것은 회담의 의전이었는데 한동훈 대표가 20분간 홀로 있었던 점, 독대가 아닌 2+1 면담의 형식을 띤 점 등 회담 형식이 주는 서늘함이 회담의 내용을 압도했다고 볼 수 있다. 요약하자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10월 21일을 기점으로 정치적으로 결별했다고 볼 수 있다.


회담 이후 한동훈 대표는 특별감찰관제를 꺼내 들었다. 韓 대표가 회동 과정에서 제기하려 했던 3대 요구안(대외활동 자제, 인적 쇄신, 의혹 해소)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조건에서 어떻게든 동력을 이어가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특별감찰관제는 국회가 3인을 추천하고 추천된 3인 중에서 1인을 대통령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특별감찰관제는 대안이 될 수 없다


첫째. 앞서 말했던 것처럼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는 정치적으로 결별했다. 그런데 대통령이 임명하는 특별감찰관제에 대통령이 적극적일 이유는 없다.


둘째는 야당의 반응이다. 야당은 일단 감찰 대신 특검을 주장하며 김건희 특검을 바로 추진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야당으로서 특별감찰관제를 수용하는 것은 한동훈 대표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뿐만 아니라 김건희 특검이 희석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이를 수용할 이유가 없다.


결국 특별감찰관제는 10월 21일 회동 이후 정세를 돌파할 수 있는 중심 고리라기보다는 정세의 모멘텀을 유지하려는 상황 모면용 의제로 보인다.


아마도 한동훈 대표는 어쩔 수 없이 보다 근본적이고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수밖에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적인 키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처리이다


한동훈 체제가 취할 수 있는 카드는 다음의 세 가지다. 하나는 한동훈 대표와 한동훈계가 결심하여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킬 수도 있다. 불과 8표만 움직이면 되기 때문에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되면 아마도 정국은 대통령 탄핵 국면으로 빠르게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친한계는 대통령 탄핵의 주범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쓸 것이다. 박근혜 탄핵에 대한 학습효과가 이러한 오명에 기름을 부을 것이다. 김건희 특검법 8석 카드는 쉽게 쓸 수 있는 카드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를 지지하는 민심의 성격이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7월 4주 대비 10월 4주를 비교했을 때 대통령의 지지율이 8% 빠질 때 국민의힘 지지율도 5%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갈등 양상으로 결을 달리하는 것 같지만 지지율 지표는 운명 공동체적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온다.”(한경닷컴)


필자는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지지그룹과 인터뷰를 한 바 있다. 그에 따르면 다수의 참가자가 윤·한의 갈등 상황을 매우 힘겨워하면서도 양자가 윈윈하는 해결책을 선호하고 있었다. 따라서 한동훈계가 특검에 조직적으로 동의하는 것과 같이 윤석열 대통령의 입지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해결책을 도모했을 때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두 번째는 친한-친윤계 파워게임에서 친윤계에 밀릴 수 있다. 윤·한 회동 직후 추경호 원내대표를 초청해 만찬을 가진 것은 대통령의 의중이 어디에 있는가를 잘 보여 준다, 친한계는 친윤계의 압박을 통과시키지 못한다면 실각할 수도 있다.


세 번째. 첫째와 두 번째를 양극단으로 한다면 중간 어딘가에 해법이 있을 것 같다. 먼저 거부권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8석 카드를 만지작거리되 실제 사용은 자제하면서 통과되든 부결되든 대세에 따르되 다음으로 특별감찰관제 등 그나마 설득할 수 있는 안을 제기하면서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런 구도의 결정적인 약점은 이재명 민주당과 민심의 동향이다. 아마도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은 여당 내의 분열을 즐기되 특별감찰관제 정도로는 자신의 기존 일정을 후퇴시키거나 물리려 하지 않을 것이다.


구체적으로 민주당은 11월 14일, 15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선고 공판 하루 전에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표결을 예고하고 있고 11월 2일에는 김건희 특검 범국민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다음으로는 민심의 동향이다. 한국갤럽 최근 조사에 따르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비율은 20%에 턱걸이한 상태이고 대구·경북, 부산·경남 등 여당의 텃밭에서도 30%대가 무너졌다. 민심의 관점에서 보면 여당이 특별감찰제 운운하는 것이 쓸데없는 시간 낭비로 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때가 늦었다. 10.21 윤·한 회동은 마지막 기회였는지 모른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서 주도권은 이재명 민주당과 거리 민심으로 넘어갔다. 이걸 특별감찰관제로 막겠다는 것은 과도한 욕심이다.

글/ 민경우 시민단체 길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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