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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신용대출 금리 뚝 떨어졌지만…국민 절반 이상 '그림의 떡'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10.25 06:00 수정 2024.10.25 06:00

이자율 1년 새 0.88%P 하락에도

평균 900점 넘는 신용점수 '허들'

실질적 금융지원 가로막는 '문턱'

신용대출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은행들의 신용대출 금리가 한 해 동안에만 1%포인트(p) 가까이 떨어지며 5%대 중반까지 내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렇게 돈을 빌릴 수 있었던 고객들의 신용점수가 평균 900점을 넘어서며 은행 문턱은 한껏 높아진 모양새다.


이른바 신용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에 해당하는 차주가 많아졌음을 고려해도 경제활동을 하는 국민 절반 이상에겐 그림의 떡인 현실로, 제1금융권인 은행들이 지금처럼 몸을 사리지 말고 서민들을 향한 허들을 낮출 수 있다면 보다 실질적인 금융지원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은행권의 가계 일반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5.65%로 전년 동기 대비 0.88%p 낮아졌다. 이 기간 고점이었던 지난해 11월보다는 1.20%p나 떨어진 수치다.


주요 은행들의 신용대출 이자율은 4%대 진입을 앞둘 정도로 하락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4.93%로 같은 기간 대비 0.66%p 낮아지며 이미 5%대 아래로 내려왔다. IBK기업은행도 5.00%로, KB국민은행은 5.07%로 각각 0.55%와 1.15%p씩 떨어지며 신용대출 이자율이 낮은 편이었다.


상대적으로 지방은행들의 이자가 비싼 축에 속했다. 전북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10.00%로, 역시 0.94%p 하락하긴 했지만 아직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광주은행은 1.23%p 떨어진 7.03%, BNK경남은행은 0.59%p 낮아진 6.58%의 신용대출 이자율을 기록했다.


나머지 은행들의 가계 신용대출 금리는 ▲Sh수협은행 5.11% ▲하나은행 5.20% ▲NH농협은행 5.34% ▲신한은행 5.35% ▲카카오뱅크 5.46% ▲iM뱅크 5.76% ▲케이뱅크 5.95% ▲제주은행 6.05% ▲SC제일은행 6.51% ▲BNK부산은행·토스뱅크 6.54% 등 순이었다.


은행권 가계 신용대출 금리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이처럼 저렴해진 이자에도 불구하고 서민들 입장에서는 은행 신용대출에 오히려 다가가기 어려워진 실정이다. 돈을 빌리기 위한 신용 조건이 더 까다로워져서다. 실제로 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04점으로 조사 대상 기간 동안에만 21점 더 상승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 신용대출 차주의 평균 신용점수는 960점에 달했다. 그 다음으로 수협은행이 951점, 우리은행이 944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밖에 ▲하나은행(934점) ▲농협은행(929점) ▲제일은행(928점) ▲신한은행(925점) ▲iM뱅크(924점) ▲부산은행·카카오뱅크(903점)의 신용대출 차주 평균 신용점수가 900점을 웃돌았다.


이는 최근 신용점수가 전반적으로 높아진 상황을 감안해도, 아직 절반이 넘는 금융소비자들은 이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다. 은행 신용대출에 접근조차 힘든 이들이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발간한 '신용점수의 실효성 제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주요 신용평가사에서 신용점수 900점 이상을 받은 고신용자 비중은 40%대다. 코리아크레딧뷰로는 43.4%, 나이스신용평가는 46.1%를 나타냈다.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신용대출의 접근성을 완화해 주는 게 서민들을 위한 현실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지금보다 큰 연체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점은 부담일 수 있지만, 이를 수용할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리스크가 클수록 더 많은 이자를 치러야 하는 건 금융의 대원칙이지만, 현재 은행권의 여신 리스크 관리 정도는 다소 보신주의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며 "2금융권 대출로 넘어간 차주라 할지라도 성실 상환자를 다시 평가해 1금융권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고객과 은행이 서로 윈윈하는 금융지원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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