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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경의·동해선 도로 폭파쇼'…"美대선보다 내부통제 위해"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입력 2024.10.17 06:10 수정 2024.10.17 06:10

北,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 폭파

11월 미국 대선 앞두고 최근 도발 지속

北 기본적 정책 노선 입각한 행보라는 시각도

"내부통제 강화하려는 조치 중 하나일 뿐"

남북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16일 오전 인천 강화군 송해면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도 개풍군에서 주민들이 해안 철책을 설치 작업 중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최근 경의선·동해선 연결도로를 폭파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한다는 관측이 팽배한 가운데 최근 발생한 크고 작은 도발 모두 북한의 내부 통제를 위한 일종의 수단일 뿐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북한 측이 전날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 도로를 폭파한 데 대해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 대응 사격을 실시했다.


경의선과 동해선은 각각 한반도 서쪽과 동쪽에서 남북을 연결하던 길로, 북한은 남북 육로를 완전히 끊고 요새화 공사를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은 한국이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연일 대남 적개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북한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평양 상공에서 무인기를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비방 전단을 살포한 주범을 우리 국군으로 지목하며 우리 군을 겨냥한 도발을 에고했다.


김 부부장은 15일 대외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우리는 한국 군부깡패들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수도 상공을 침범하는 적대적 주권 침해 도발 행위의 주범이라는 명백한 증거를 확보했다"며 "도발자들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서는 "신성한 우리 공화국의 주권과 안전을 침범한 한국 쓰레기들을 징벌하려는 멸적의 의지가 온 나라에 차 넘치고 있다"며 전국에서 청년 140여만명이 입대·복대 탄원서에 서명했다고 보도됐다. 북한은 계기가 있을 때마다 체제 결속을 도모하는 방식 중 하나로 미국과 한국 등 외부 위협을 부각한 후 청년들의 입대 탄원 소식을 관영매체에서 전한다.


신문에서는 청년들이 "분별없이 날뛰는 미치광이들에게 진짜 전쟁 맛, 불벼락 맛을 보여줄 결의"를 피력했다고 언급됐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러한 행태에 대해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무력시위 수위를 끌어올려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단 분석이다. 한미 또한 북한이 미국 대선과 정권 교체를 전후해 핵실험을 도발할 수 있다고 보고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북한의 기본적인 정책 노선에 입각한 행보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도발이 지난해 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선언으로 시작됐단 점을 바탕으로 북한의 의도를 해석해야 한단 진단이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최근 도발이 2019년 '하노이 노딜'을 시작으로 김 위원장의 사회 통제를 위해 제정된 법령 △2020년 반동사상문화배격법 △2021년 청년 교양보장법 △2023년 평양 문화어보호법 △2023년 국가비밀보호법 등 순으로 이어진 내부 통제를 강화하려는 조치들 중 하나라고 설명할 수 있다.


전성훈 경민대학교 겸임교수는 "북한은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자력 행사를 하겠다 했다. 이게 다 연결된 것"이라며 "독자적으로 자력 행사를 하면서 내부통제를 강화하려는 일련의 조치들이 몇 년에 걸쳐서 된 거지, 단순하게 올해 대선이 있어서 미국 대선을 겨냥했단 건 피상적인 관측"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로를 폭파한 게 우리에 대한 공포가 아닌데 어떻게 도발이라 말할 수 있느냐"라며 "구분하자면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조치일 뿐 직접적 도발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을 의식하기보단 북한의 기본적인 정책 노선에 입각한 것"이라며 "오히려 한국을 의식한 것"이라고 했다.

오수진 기자 (ohs2i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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