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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장이 매일 술 먹으면 항해 되겠나" 때린 李, 약세 재보궐 염두 '무리수'만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4.10.15 06:20 수정 2024.10.15 06:20

이재명 "술 먹은 선장" 발언에…與 "실제 음주 전과는 李"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국정감사 내로남불 행태 계속

영광군수 놓고 진보당 1위, 혁신당 바짝…민주당 긴장

"텃밭 뺏긴다는 위기감…강성지지층 끌려는 의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유세 현장에서 '선장이 술 먹고 지도도 볼 줄 모르고 그러면 항해가 되겠나'라고 한 발언의 불씨가 커지고 있다. 이 대표가 음주운전 전과를 갖고 있는 데다, 최근 이어진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의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행태가 지적받고 있어서다. 정치권에선 현재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는 영광 재보궐 선거를 염두해 일종의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재보선 지원 현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술 먹은 선장'에 비유했다. 그는 "권력이란 먼바다를 향해 가는 배와 같다"며 "선장이 매일 술 먹고 '네 마음대로 해, 나 어딘지도 몰라' 하고, 지도를 볼 줄 모르면서 '너 나랑 잘 알지, 항해사 해 봐'라고 하면 항해가 되겠느냐"고 비꼬았다.


이재명 대표는 2004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최근 국민적 반발 여론이 거셌던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의 음주운전 문제에 대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 중이다.


여당은 '술 먹은 선장' 발언을 한 이 대표에 대해 자신의 음주운전 전과를 반성하지 못하는 인지 부조화라고 꼬집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가 어제 부산 유세 현장에서 '선장이 술 먹고 지도도 볼 줄 모르고 그러면 항해가 되겠나'라며 열을 올렸다"며 "만취 상태로 운전을 하다 적발돼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이 대표가 어찌 함부로 '술 먹은 선장'을 입에 올릴 수 있냐"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내로남불 행태도 연이어 터지고 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의 관용차량을 동네 중고거래 어플인 '당근마켓'에 올린 윤종군 민주당 의원은 "저한테 양해받고 하신 건가"라는 박 장관의 항의와 "당근에 본인 동의 없이 올리는 건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도 "장관님 차량 번호하고 이름이 국가 보안인가"라며 정책 질의를 위한 정당한 행동이었다라고 반박했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외교부를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판세 메시지 송부'라는 제목의 한 문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서는 지난해 11월 부산엑스포 유치국 결정을 위한 국제박람회기구(BIE) 투표 직전 외교부가 BIE 회원국 주재 공관에 보낸 문서로 표지에 '3급 비밀'이라는 표기가 쓰여 있었다.


이와 관련한 항의가 이어지자 김 의원은 "(출처는) 말할 수 없다. 다른 나라와 협상에 관한 내용이 아니고 본부와 공관의 일이기 때문에 수개월간 고민해 (공개를) 결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 민주당 의원도 "부산엑스포 유치 외교는 참사"라며 "비밀 급수가 몇 등급이라고 해서 이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형식에 얽매여 본질을 버리는 것"이라고 감쌌다.


당 안팎에선 이 대표의 강한 발언과 야당 의원들의 극단적인 행태가 여론의 반응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특히나 이 대표는 오는 16일 진행되는 호남 지역 재보선에서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에 패배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남도일보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7~8일 영광군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2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95%)·유선전화 RDD(5%)를 이용한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석하 진보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이 35.0%,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33.4%로 나타났다.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 및 민주당 의원들의 내로남불 발언뿐만 아니라 이재명 대표가 최근 '징치(懲治·징계해 다스림)해도 안 되면 끌어내려야 한다'면서도 '탄핵 얘기를 한 적 없다'고 발을 빼는 것도 사실상 논리적 타당성이 없는 이야기"라며 "이면에는 민주당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영광 재보궐 선거가 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이 가세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강성지지층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 판세가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텃밭을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기저에 깔려 있다"라며 "차별화 과정에서 지지층의 결집을 의도하는 등 사활을 거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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