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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급전' 1년 만에 2조 정리…소비자 혜택 '나비효과'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입력 2024.10.13 06:00 수정 2024.10.13 06:00

단기차입금 5조1414억…전년比 27%↓

금리 인하로 여전채 발행 용이해진 덕

자금 조달 부담 덜자 무이자할부 확대

신용카드 결제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신용카드사들이 한 해 안에 갚아야 하는 단기차입금을 최근 1년 동안에만 2조원 가까이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금리 인하로 핵심 자금줄인 여신전문금융채권 발행이 용이해지자 급전 조달을 축소하며 재무 상태 개선에 나선 모습이다.


카드사들이 보다 안정적인 자금 순환 구조를 확보하게 되면서 무이자할부 확대 등 소비자 혜택이 강화되는 나비효과가 이어질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8개 모든 카드사들의 단기 조달 자금 잔액은 총 5조1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1조9199억원) 줄었다. 이는 카드사들이 떠안고 있는 만기 1년 미만의 단기차입금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의미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카드의 단기 조달 자금이 110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91.2% 급감했다. 신한카드 역시 1400억원으로, BC카드는 1991억원으로 각각 53.3%와 30.8%씩 해당 금액이 줄었다. 삼성카드도 2000억원으로, 우리카드는 8850억원으로 각각 56.5%와 31.1%씩 단기 조달 규모가 감소했다. 이밖에 롯데카드도 단기 조달 자금이 9550억원으로 8.6% 줄었다.


반면 KB국민카드의 단기 조달 자금은 1조9100억원으로 7.0% 늘었다. 현대카드 역시 관련 액수가 7423억원으로 13.6% 증가했다.


카드사별 단기 조달 자금 잔액 추이.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카드업계가 이처럼 급전 차입을 정리할 수 있었던 건 여전채 금리가 하강 곡선을 그리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된 덕분이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예금과 적금 등 수신 상품이 없어, 영업에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여전채 발행을 통해 조달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달 말 AA+ 등급 여전채 3년물 금리는 3.298%까지 낮아졌다. 지난해 말 여전채 금리가 4%에 육박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해 들어서만 1%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채권 금리 하락의 배경에는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생각보다 다소 시점이 늦어지긴 했지만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하에 시동을 걸었고, 한국은행이 조만간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전채 금리도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 달 17~18일(현지시간) 이틀 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5.50%에서 4.75~5.0%로 0.5%p 내리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미국의 통화정책은 30개월 만에 전환이 이뤄지게 됐다.


이는 카드를 쓰는 고객들 입장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될 수 있다. 시장 금리가 낮아지며 자금 조달 부담이 완화될수록 카드사로서는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 여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카드사들이 무이자혜택을 크게 축소한 것도 여전채 금리와 밀접히 연관돼 있었다. 2022년 말 금융권의 유동성 위기로 채권 시장의 자금 경색이 심화하면서 여전채 금리는 6%대까지 치솟았다. 이로 인해 자금 조달 비용이 급격히 불어나자 카드사들은 장기 무이자할부를 사실상 중단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올해 추석 명절 이벤트를 계기로 카드사들이 6개월 이상의 장기 무이자할부를 부활시키고 있다"며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시중 금리 하향세헤 힘입어 신용카드의 소비자 혜택도 다시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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