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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삼전·고려아연’ 변동성 우려에도 공격 투자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입력 2024.10.11 07:00 수정 2024.10.11 07:00

삼전 최근 한 달 새 7조5000억 매집

개인, 고려아연 거래대금 비중 57%

불확실성 확대 전망…대응 고심 조언

개인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고려아연에 거래대금을 쏟아붓고 있다.(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개인투자자들이 3분기 실적 충격(어닝 쇼크)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공개매수 경쟁이 붙은 고려아연에 거래대금을 쏟아붓고 있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개인의 공격투자 성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9월10일~10월10일) 간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은 7조5114억원 순매수 했다. 우선주(4680억원)를 합한 순매수 규모는 총 7조9794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가 4조217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다른 종목들은 정리하면서도 삼성전자는 매집한 셈이다. 실제로 이 기간 개인 순매수 차순위인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2358억원)와 비교해도 약 34배나 많이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은 외국인이 던진 매물을 소화했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한 달 새 8조1995억원이나 순매도 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삼성전자 주식을 4757억원 순매수 하기는 했으나 개인 순매수 규모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반도체 업황 우려와 실적 부진으로 삼성전자 주식이 연일 약세를 보이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는 한 달 새 주가가 12.74%(6만7500→5만8900원)나 하락했다.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고려아연에도 개인투자자의 거래대금이 몰리고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해 영풍·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를 진행한 지난달 13일 이후 개인투자자 거래대금은 4조5442억원으로 전체 거래대금(8조368억원) 대비 비중은 56.5%에 달한다.


이달 초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대항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선 이후 공개매수가 상향이 이뤄지며 주가에 프리미엄이 붙자 투심도 함께 자극된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돌입 이후 전날(9월13일~10월10일)까지 주가가 41.91%(55만6000→78만9000원) 급등했다.


삼성전자(왼쪽)와 고려아연 사옥 전경. ⓒ각 사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개인의 기대와 달리 시장과 개별 종목을 둘러싼 변수가 산재해 있어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에 대내외적 여건을 고려한 대응책 마련을 고심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우선 삼성전자의 경우 실적 부진이 4분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실제로 삼성전자 실적 발표 이후 증권가의 눈높이는 내려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잠정 영업이익이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시장의 영업익 추정치(컨센서스)인 10조7717억원을 15.52%(1조6717억원) 하회하며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8일 이후 목표가를 제시한 증권사 8곳(NH투자·한국투자·한화투자·DS투자·키움·KB증권)의 평균 목표가는 8만9000원으로 이들이 직전에 제시한 평균 목표가 9만4500원과 비교해 5.82%(5500원) 하향 조정됐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을 감안해도 3분기 실적을 이미 발표한 마이크론 등 경쟁사와 비교해 지나치게 부진한 실적”이라며 “전통적으로 재고조정과 완제품 관련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는 4분기에도 경쟁 업체 대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려아연의 경우 경영권 분쟁에 나선 주체들의 무리한 자금 투입에 따른 재무 악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영풍·MBK 측이 지난 9일 공개매수가를 더이상 올리지 않기로 결정하며 ‘치킨게임(양쪽이 양보하지 않고 출혈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 끝을 보이고 있는 상황도 주가 상승 압력을 제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공개매수가인 83만원을 상회할 경우 부담감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넘어설 경우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풍정밀의 경우 전날인 10일 전 거래일 대비 7.54%(2550원) 내린 3만12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영풍정밀은 영풍그룹 계열사로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다. 이 종목 역시 지난달 13일부터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며 공개매수가는 3만원이다.


신은섭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고려아연은 지배구조 관련 불확실성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사업안정성이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신사업 및 투자계획 등 중요한 경영 의사결정과정이 지배구조 변화 여부에 따라 변경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황인욱 기자 (deveni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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