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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대비 고품질” 식자재 업계, 고급아파트 식음 서비스 경쟁 치열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4.10.02 07:32 수정 2024.10.02 07:32

대규모 아파트 단지 대상 신규 수익 모델 각광

7000원~1만1000원에 한끼 해결할 수 있어 장점

입주민 “물가 상승 속 아파트 식음시설 인기”

검암역 로열파크씨티 푸르지오의 트리니티 라운지ⓒDK아시아

최근 식자재 업계가 아파트 단지 전용 외식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조식과 중식, 카페 등 식음료를 제공하는 비즈니스가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신규 수익 모델로 조명 받는 분위기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 아워홈, 삼성웰스토리, 신세계푸드 등 식자재 업체 ‘빅(Big) 4사’ 모두 아파트 식음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그간 업계는 오피스와 산업체 부문의 수주뿐 아니라 대형병원, 골프장, 고속도로, 공항, 쇼핑몰 등 다양한 컨세션 사업으로 범위를 넓혀왔다.


최근 새롭게 떠오른 시장은 ‘아파트 컨세션 사업’이다. 신규 아파트의 경우 커뮤니티에 식당 설비를 넣어달라는 요구가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아파트 커뮤니티를 얼마나 잘 갖췄는지가 ‘고급 아파트’의 중요한 잣대로 떠올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아파트서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많지는 않지만 단체급식 서비스 역량에 기반해 맞춤형 식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형태의 사업장이자 새 먹거리로 바라보고 있다”며 “현재 수요와 반응을 들여다 보고 있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인구 구조와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변화한 데다, 노년층을 중심으로 1~2인가구와 맞벌이 가정이 늘면서 집에서 조리해 식사를 해결하는 빈도가 줄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코로나19 확산 전후로 재택근무 등이 보편화되면서 사내식당 이용빈도가 줄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외식 문화 발달과 물가 상승도 이 시장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엔데믹 전환 이후 외식 문화가 확산하면서 아파트 입주민들의 단체급식 선호도가 더욱 높아졌다는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아파트 입주민은 7000원~1만1000원 사이의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관련 기업들은 오랜 기간 단체급식사업과 컨세션 사업을 전개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앞세우고 있다. 사업 운영 노하우와 제조물류 인프라, 수 만가지 메뉴 레시피 등을 바탕으로 손익관리역량을 강화해 낮은 메뉴 단가 대비 고품질 식사 제공이 가능하다는 게 특장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거시설 식음 사업 운영의 배경은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 확대 트렌드를 고려해 신규 사업 경로를 모색하고 있다”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라 기존 사내식당 등 단체급식 식수가 꾸준히 감소세이기 때문에 해외, 아파트 등 신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리니티 라운지에서 제공된 조식 메뉴 모습 ⓒDK아시아

현재 아파트 단지에서 아침·점심·저녁을 즐길 수 있는 고가 신축 아파트는 총 10곳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초·강남·송파 등 강남 3구에서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신축 아파트 단지 5곳과 서초구의 신축 아파트 단지 2곳에서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세계푸드다. 식당 설비가 커뮤니티에 구비된 아파트 9곳 중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성동구, 용산구 아파트의 식당 서비스를 한 곳씩 맡고 있다. 전체 시장의 약 44%를 신세계푸드가 맡은 것으로 전해진다.


다른 기업들도 열심히다.


CJ프레시웨이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롯데캐슬 SKY L-65 아파트 입주민 커뮤니티 식당을 위탁 운영 중이다. 일반식 외에도 Take-Out 간편식, 밀키트를 판매해 입주민 식생활 편의 제고 특식 이벤트, 키즈식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워홈 역시 2020년 4월부터 천안펜타포트 등에서 식음 사업장을 운영 중이며, 입주민의 호응을 얻어 장기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달 부터는 송도크리스탈 자이의 식음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웰스토리는 2019년부터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에서 조·중식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이달부터 아워홈이 운영해 오던 개포 자이 프레지던스 단체급식을 맡게 됐다.


다만 일각에선 이러한 추세가 ‘반짝 인기’에 그칠 것이란 시각도 있다. 시공사가 식당을 짓는 방식으로 준공을 한다고 하더라도 식당 운영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다. 고급 아파트 수요가 크지 않다는 점도 힘을 실어주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타깃층이 불분명하다는 점도 변수다. 최근 업계는 타깃별 특화 메뉴를 개발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는데, 아파트는 기존의 타깃층이 있는 기존 식음 사업과 달리 연령층과 수요층이 다양해 메뉴 구성이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급식 점포와 아파트 식음료 서비스의 가장 큰 차이점은 ‘식수 확보’”라며 “직장, 학교 등은 식수 예측이 가능해 수익, 식재료 발주 등이 용이한 반면, 아파트는 식수 예측이 쉽지 않다. 가정마다 구성원 수, 라이프스타일 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아파트 식음료 서비스 시장이 태동 단계이기 때문에 아직 식수 예측 데이터가 축적되지 않았다. 향후 데이터가 쌓이면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아파트 식음료 시장이 초기이기 때문에, 다양한 점포를 운영하며 사업성을 테스트하는 단계로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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