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수요 예전 같지 않지만…" 삼성-LG, 연말 쇼핑 시즌 효과 누릴까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입력 2024.09.25 11:27 수정 2024.09.25 11:27

양사 '연말 쇼핑 특수' 효과에도 가전·TV 4Q 영업익 나란히 부진 전망

삼성·LG, 프리미엄 제품 및 냉난방공조 등 B2C·B2B 집중 공략

LG전자가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에서 유럽의 ErP(Energy-related Products) 최고 에너지등급 기준보다 효율을 높인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고효율 가전 신제품을 선보다.ⓒLG전자

국내 양대 가전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분기 쇼핑 시즌 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중국 국경절 연휴로 시작해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쇼핑 시즌 동안 수요가 뒷받침되기만 한다면 '연말 특수'를 톡톡히 누릴 수 있어서다.


다만 글로벌 가전 수요가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물류비 마저 뛰어 이익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하반기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양사는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 영역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을 적극 어필하고, B2B(기업간거래)에서는 냉난방공조(HVAC)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관련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하반기 생활가전·TV 사업 영업이익은 연말 쇼핑 시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수준의 이익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올 4분기는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일~7일), 중국 광군제(11월11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11월24일)를 거쳐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연말 쇼핑 시즌을 걸치고 있다. 이 기간 대규모 할인 행사를 해 가전 구매 수요는 늘어나지만, 이익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갈등에 따른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는데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 영향 등으로 '연말 특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는 쇼핑 시즌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4분기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경우 많아야 4000억원대이며, LG전자는 그 보다 적은 수준으로 크게 쪼그라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증권사들이 최근 전망한 LG전자의 4분기 H&A(생활가전)·HE(TV)사업본부 합산 예상 영업이익은 2500억원을 하회한다.


구체적으로 iM증권 650억원, 현대차증권 1140억원, 교보증권 1180억원, 대신증권 2160억원, NH투자증권 2390억원 등이다. 1분기에만 이들 사업에서만 1조720억원을 달성한 것과 크게 차이가 난다.


물류비 부담, 더딘 수요 회복 등이 주 요인으로 꼽힌다. iM증권은 "최근 미국 가전 제품 재고는 낮아지고 있지만 신규 주문은 더 크게 빠지고 있다. 세트 업체와 유통 채널이 당장의 수요를 좋게 보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상 운임 상승도 잠재 위험이라고 지적했다.


LG전자가 25일부터 27일까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 '하프코 2024'에서 공간 맞춤형 토털 HVAC(냉난방공조) 솔루션을 선보인다. 모델이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초대형 냉방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살펴보고 있다.ⓒLG전자

LG전자도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컨테이너당 해상운임은 전년 동기 대비 58% 상승하고 광고비 등 마케팅 경쟁 비용은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었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에도 '상고하저' 패턴을 반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전체 영업이익(LG이노텍 제외)의 70%가 상반기에 쏠려 있다. 이중 생활가전·TV 비중이 절반 이상이어서 '상고하저' 탈피가 LG전자의 주요 과제로 꼽혀왔다.


조주완 LG전자 CEO도 지난달 인베스터포럼에서 "일각에서는 연중 '상고하저' 현상이 기업 가치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회사 사업 구조는 에어컨, 냉장고 같은 수요가 상반기 집중되고 하반기에는 TV 같은 제품의 판촉 행사가 많이 진행돼 가격에 영향을 받는 게 현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반기 부진한 가전 제품 수요와 고정비 부담 등을 극복하기 위해 LG전자는 볼륨존 공략, 가전 구독 등 B2C 뿐 아니라 HVAC(냉난방공조)/칠러(Chiller) 등 B2B 영역에서 이익 개선을 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에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은 소비자 구매 부담을 줄여준다는 장점으로 작년 1조1341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올해는 이 보다 60% 성장한 1조80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이는 궁극적으로 프리미엄 제품 구매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증권은 "구독 서비스는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에 소비자로 하여금 구매 동기를 자극할 수 있고 더 높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까지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webOS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 역시 올해 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탑재 기기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스마트 가전, 스마트 모니터, 프로젝트, 디지털 사이니지 등 다양하기 때문에 매출 개선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밖에 원재료·물류비 등 고정비 축소를 통한 원가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마케팅 비용 등 투입자원을 효율적으로 투입해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에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인공지능(AI) 음성비서 '빅스비(Bixby)'가 적용돼 음성 명령으로 더욱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비스포크 AI 가전'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증권사들이 전망한 삼성전자의 4분기 CE(가전)·VD(영상)사업 합산 영업이익 추정치는 편차가 있다.


NH투자증권 450억원, 유안타증권 1500억원, 유진투자증권 2000억원, DS투자증권 2320억원, 대신증권 4890억원 등이다. 작년 4분기(-500억원)와 견줘 흑자를 내는 것을 다행스러워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들어서 1분기 5300억원, 2분기 49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경쟁사에 밀린 삼성으로서는 하반기 반등이 필요하다. 특히 반도체(DS), 모바일(MX) 부문 실적이 기대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만큼 TV/가전 부문에서 이익을 최대한 늘려야만 한다.


삼성은 연말 쇼핑 이벤트를 통해 매출 규모를 늘리는 한편 수익성 개선을 위해 프리미엄 라인업 판매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TV 부문에서는 주력 라인업인 네오 QLED, OLED, 라이프 스타일 판매를 강화하며 98인치 초대형 및 마이크로 LED, 대형 OLED 게이밍 모니터 등 신제품 공략에도 나설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대형 TV 중심으로 성수기 수요를 선점하고 AI, 보안, 디자인, 스마트싱스 등 차별화된 경쟁력 소구로 시장 성장을 주도하겠다"고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4분기 삼성전자 TV 판매량이 900만대로 전년 동기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시스템에어컨 등 B2B 매출에서도 성과를 내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삼성은 "비스포크 AI 신제품 글로벌 확산, 강화된 보안 및 음성 제어 등 사용 경험 제공을 통해 AI 가전 시장을 선점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삼성전자는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북미 시장을 새롭게 공략할 방침이다. 합작법인은 올 하반기 출범한다. 업그레이드된 인공지능(AI) 음성비서 '빅스비(Bixby)'가 적용된 AI 가전 포트폴리오도 지속 확장한다.


삼성전자 모델이 Neo QLED 8K를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댓글 0

로그인 후 댓글을 작성하실 수 있습니다.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