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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빠진 '여야의정 협의체'…與, 불씨 살리기 총력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입력 2024.09.20 00:10 수정 2024.09.20 00:10

추석 전 협의체 출범 끝내 무산

한동훈 "협의체 참여를 기다리겠다"

임현택 만나며 19일도 설득전 이어가

성사 가능성 불투명…여·야·의·정 모두 '동상이몽'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추석 전 출범을 약속하며 띄운 여야의정 협의체의 추석 전 출범이 끝내 무산됐다. 한 대표는 지속적으로 의료계를 설득해 가겠다는 방침이지만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다.


국민의힘은 당초 추석 연휴 전에 협의체를 출범시킨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의료계 일각에서 의대 증원에 대한 대통령 사과와 보건복지부 장·차관 교체 등을 요구한 데다 여야 협의 과정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후 추석 당일인 17일까지 데드라인을 설정했지만 이마저도 끝내 불발됐다.


한 대표는 연휴 기간 의료계와 지속적으로 접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15일 서울 모처에서 의사단체 대표를 만나 협의체 참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석 당일인 17일 역시 주요 의료계 관계자와 만나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설득하고 의료계 건의를 들었다고 한다.


한 대표는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여러 의료계 인사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의료계의 입장을 듣고 여야의정 협의체에 참여해 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며 "오늘도 대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많은 어려운 문제들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그런데 지금 의료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그대로 둔다면 시간이 지난다고 해결되지 않고 더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그러니 대화해야 한다. 대화 말고 다른 해결책은 없다"며 "정부와 야당도 더 적극적으로 더 유연한 입장으로 나서주실 것을 요청드린다. 여당도 더 노력하겠다"고 호소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다시 땔감을 던져넣으며 불씨 살리기에 나섰다. 여당 지도부는 19일 일제히 여야의정 협의체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과 의료계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한 대표는 "지금 여야의정 협의체가 아니면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출발을 하기 어렵다. 날씨는 추워질 것이고 골든타임은 지나고 있다"며 "충분히 (의료계를) 설득하면서 협의체 참여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 대표는 국회에서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과 비공개 면담을 가지고 소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간 쌓여온 불신은 물론 크게 남아 있지만,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해 이 문제를 반드시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는 마음은 내가 만난 모든 의료계 인사들이 같았다"며 "여야의정 모두 힘을 모아 이 문제를 해결하자. 국민 건강만 생각하자"고 당부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연휴 기간 중 응급의료 체계에 대한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큰일이 없었다. 연휴 기간 중 지방에서 일부 긴급환자들이 응급병원을 전전한 사례가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졌다"며 "이런 지방의 필수의료 부족 문제는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의료개혁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시 한번 의료계에 간곡 요청한다. 조속히 여야의정 협의체에 함께 참여해 의료계 건의사항 등 모든 문제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허심탄회하게 답을 찾자"고 호소했다.


그러나 여야의정 협의체의 성사 가능성은 점점 더 불투명해지고 있다. 의사단체들은 여전히 반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의협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향후 의료 시스템의 붕괴는 피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고 또 한번 강조했다.


야당은 대통령의 사과와 책임자 경질 등 협의체 구성을 위한 전제 조건을 내걸며 의료계 단체와 정부·여당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은 이날도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을 보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정부의 일관된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환자들은 의사 여러분이 지켜야 할 국민이다. 의사의 존재 이유인 환자의 외침을 외면하지 마시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주길 다시 한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백지화'를 주장하는 의료계의 요구에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조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2026학년도 이후의 의대 정원에 대해서 정부는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의료계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 의견을 제시한다면 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논의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드린다"고 했다.


의료계가 윤 대통령의 사과나 보건복지부 장·차관 경질을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도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게 시급하다"며 일축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에게 "의료개혁이 한참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의료개혁 과정에서 발생한 갈등과 어려움을 극복, 해결하는 게 시급하지, 누가 사과하고 책임지고 하는 게 급선무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남가희 기자 (hnam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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