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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선 ③] '호남 맹주' 자존심 싸움부터…민주당 후보 누구누구 뛰나

김은지 기자 (kimeunji@dailian.co.kr)
입력 2024.09.16 08:30
수정 2024.09.16 16:19

김경지·한연희·장세일·조상래 공천

재보선 당운 건 조국혁신당 총공세 속

영광군수 재선은 혁신당과 초접전 양상

부산 금정엔 민주당 계열 후보 분열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10·16 재보궐선거 공천장 수여식에서 후보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대표·김경지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한연희 인천 강화군수 후보·장세일 전남 영광군수 후보·조상래 전남 곡성군수 후보·박찬대 원내대표.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재명 2기' 체제 출범 후 첫 선거전을 앞두고 있다. 10·16일 재보궐선거에선 기초자치단체장으로는 4개 자리를 두고 정면승부를 펼치게 된다. 조국혁신당이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에 당운을 걸면서 민주당이 호남의 맹주 자리를 계속해 지킬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로 부상했다.


특히 영광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우세할 것이란 기존 예측이 깨질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이재명 대표가 전통적인 당의 '강세 지역'을 수성하지 못할 시에는 리더십에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0·16 재보선의 규모는 크지 않다지만, 민주당은 약 1년 전 '기초자치단체장' 단 1곳을 대상으로 치러졌던 10·11 강서구청장 보선에서 여당을 참패로 몰아넣으며 '김기현 지도부'를 무너뜨린 바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추석 연휴에 돌입하기 전 4곳의 공천을 모두 마무리하는 등 본격적인 재보선 채비를 마쳤다. 민주당으로선 수성이 무난히 예측됐던 곳을 한 곳이라도 빼앗길 경우, 외부에서 전열을 정비 중인 4金(김경수·김동연·김두관·김부겸) 등이 재보선 결과를 문제 삼아 리더십 리스크를 부각할 공산이 크다. 재보선 결과와 함께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관련한 '10월 위기설' 현실화 가능성도 있어, 지도부로서는 더욱 긴장을 늦추기 힘든 상태다.


조국혁신당의 총력전이 날로 강화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지난 11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에 김경지 후보 △인천 강화군수 보선에 한연희 후보 △전남 영광군수 재선에 장세일 후보 △전남 곡성군수 재선에는 조상래 후보에게 공천장을 수여했다.


이재명 대표는 재보선 공천장 수여식에서 "이번 선거는 규모는 적고 각 지역에 분산돼 있기는 하지만, 이 정권에 국민의 뜻을 어기는 정치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야 한다"며 "여러분들께서 민주당을 대표하는 특정 지역의 대리인, 대표가 아니라 민주당을 통째로 대표하는, 그리고 이 나라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소중한 존재가 되겠다는 각오를 다져달라"고 승리를 독려했다.


민주당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로 공천장을 수여받은 김경지 후보는 변호사 출신이자, 앞서 민주당 금정구 지역위원장을 지냈다. 김경지 후보는 영도여고, 부산대 경제학과, 국제정책대학원대학교 정책학 석사를 취득했고, 제42회 행정고시, 제46회 사법시험을 합격했다. 전남도청 재정담당관실, 부산국세청 납세자보호담당관 등을 역임했다.


가뜩이나 민주당에겐 험지인 부산을 둘러싼 상황은 벌써부터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혁신당은 류제성 부산 금정구청장 보선 후보가 야권 단일 후보가 돼야 한다는 주장을 지속해 왔다. 김경지 후보를 내세운 민주당은 이 같은 요구를 거절한 상황인데, 금정구청장 보선을 놓고는 벌써 '야권 분열'이라는 목소리들과 함께 자칫 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 모두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주당은 강화군수 보선 후보로는 한연희 강화미래발전운동본부 대표를 공천했다. 한연희 후보는 경기대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마쳤으며 9급 공무원을 시작으로 지방공무원으로 봉직, 이후 가평군 부군수와 평택시 부시장, 경기도청 수자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강화군수 선거에서 고(故) 유천호 전 군수에 밀려 연이어 낙선하면서, 이번이 세번째 강화군수 도전이다. 이번 강화군수 보선은 국민의힘 소속 유 전 군수의 별세에 따라 치러지는 선거이다.


강화도는 보수색이 짙어 이번에도 보수정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란 예측이 높지만, 변수는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강화군수 보선에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점이다. 국민의힘은 강화군수 최종 후보자로 박용철 전 인천시의원을 전격 공천했는데, 안 전 시장의 행보에 따라 민주당으로선 강화도에서 얼마나 틈새 표심을 얻을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혁신당은 인천 강화군수 보선에는 자당 후보를 내지 않는 '무공천' 기조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인 장세일 후보의 경우 영광초·해룡중·영광고와 동강대학교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고 영광군의원, 전남도의원을 거쳤다. 21대 총선 때는 민주당 호남권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민주당 곡성군수 후보인 조상래 후보는 광주숭일고, 성균관대 법정대학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두번의 도의원, 한 번의 곡성군의원을 지냈다. 4선 의원 출신으로 전남 동부권에 정치적 영향력이 강한 주승용 전 국회부의장의 인척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이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귓속말을 하고 있다. ⓒ뉴시스

특히 전남 영광을 둘러싸고 민주당 지역 정가에선 적지 않은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민주당은 영광과 곡성에서 승리해, 오는 2026년 지방선거의 전초전격인 선거에서 야권 내 주도권을 확보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추석 연휴 직전 발표된 '영광군수 재선 여론조사'에서 혁신당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오차범위 내에서 민주당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1·남도일보·아시아경제 등 3개 언론사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0~11일 무선 90%·유선 10% 혼합 ARS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영광군수 재선거 여론조사 가상대결에서 장현 혁신당 후보가 30.3%, 장세일 민주당 후보가 29.8%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으로 이들의 격차는 0.5%p다.


KBC광주방송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지난 11~12일 무선 100% ARS 방식으로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와 관련해 설문한 결과에서도 바로 내일이 선거라면 혁신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36.3%,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0.1%였다. 여론조사와 관련해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에 따라 영광군수 레이스는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모습이다. 혁신당이 민주당 후보와 비교해 '인물론'으로 우위에 서겠다는 방향을 내세웠던 게 먹혀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앞서 장현 후보는 민주당 영광군수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중도 사퇴하고, 혁신당에 입당해 최종 후보로 확정된 바 있다.


민주당으로선 이런 국면 속에서 10·16 재보선이 다가올수록 혁신당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황명선 조직사무부총장 겸 10·16 재보궐선거 지원단장 명의로 '조국 대표의 품격과 원칙을 기대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황명선 단장은 "민주당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성 발언으로 재보선을 시작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부산 금정의 김경지 후보가 두 번 도전했다 결실을 거두지 못했다며, 마치 두 번 낙선한 듯한 사실왜곡으로 김 후보를 흠집 내려는 것에 대해 신속하고 정중한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또 "재보선 올인을 선언하고 마음이 급한 것은 알겠으나, 부도덕한 행위로 징계대상이던 민주당 후보를 이삭줍기한데 이어 네거티브 공세까지 하는 것은 참 보기 좋지 않다"고 공격했다.


황 단장은 이튿날 또 한차례 '조국혁신당의 원칙과 품격을 다시 한번 요구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황 단장은 "발언 당사자인 조국 대표가 김경지 후보에게 정정당당하게 사과하시길 바란다. 그것이 험지에서 고생해 온 신인 출마자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믿는다"고 재차 혁신당을 재촉했다.


이어 "영광 장현 후보는 본인이 원하는 경선 룰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사실을 왜곡해 주장했고, 이로 인해 민주당은 징계를 검토했다"며 "그런데 조국혁신당은 사전 접촉설이 파다한데도 전혀 접촉한 바 없다던 장 후보를 형식적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했다. 혁신당의 영광 공천은 당도 후보도 모두 떳떳해 보이지 않는다"는 견제를 지속했다.

김은지 기자 (kimej@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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