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안고 뛰어내린 손자, 돌아가신 줄 모르고 안부 묻고 있어…"
입력 2024.09.11 15:58
수정 2024.09.11 15:59
불이 난 집에서 90대 할머니를 안고 뛰어내린 30대 손자가 치료 중인 가운데 할머니가 숨진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자신을 30대 손자의 사촌이라 밝힌 A씨는 9일 '안녕하세요. 할머니 구한 손자 가족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통해 상황을 전했다.
A씨는 "많은 위로 속에 할머니는 잘 모셔드리고 왔다"면서 "사건의 당사자인 손자는 제 사촌동생으로, 현재 화상으로 인해 치료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손자는)할머니 돌아가신 줄 모르고 안부만 묻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그는 "동생이 어려서부터 엄마 같은 할머니처럼 모셨는데 불의의 사고로 이별하게 돼 참으로 가슴이 미어진다"며 "퇴원하기까지 한 달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데 동생에게 용기와 응원을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화재는 지난 4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3층짜리 상가 건물 3층에서 발생했다. 집에서 불이 나자 해당 층에 거주하고 있던 30대 손자가 90대 할머니를 안고 안방 창문을 통해 건물에 붙은 2층 높이의 패널 지붕 위로 뛰어내려 탈출했다.
지붕 위로 떨어진 할머니는 의식 저하 상태로 구조됐으며, 손자는 상반신에 2도 화상을 입었다. 두 사람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으나 할머니는 치료받던 도중 이날 정오쯤 결국 숨졌다.
손자는 현재 서울 영등포의 한 화상 전문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