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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계약 폭발한 'EX30' 출시 언제쯤"… '전기차' 눈치 보는 볼보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입력 2024.09.10 15:18
수정 2024.09.10 15:19

볼보, 올 출시 예정 한참 넘긴 EX30

올 연말 또는 내년 초 출시 예정

"2030년까지 100% 전기차 전환" 원점으로

EX30 ⓒ볼보자동차코리아

공개 이틀 만에 사전계약 1000대를 넘기며 순항을 예고했던 볼보 EX30의 출시 일정이 요연하다. 주행거리와 가격대까지 모두 공개하면서 올해 6월 중 출시할 예정이었으나, 내부사정을 이유로 시기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최근 화재 사고로 국내 전기차 시장 분위기가 좋지 못한데다, 글로벌 볼보 본사에서도 2030년까지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당초 목표를 백지화한 만큼 볼보자동차코리아 역시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볼보자동차코리아는 당초 올해 6월 출시 예정이었던 EX30을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출시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출시 시기가 하반기로 늦어진 만큼 2025년 연식변경 모델로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25년식 모델로 출시할 경우 국내 인증을 다시 받아야하는 만큼 현재는 차량 설계 최신화를 거치면서 인증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기존 있던 차량을 전기차로 바꾼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신차인 만큼 인포테인먼트와 시스템 등을 한국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2024년식을 지금 출시하기에는 늦었다고 판단해서, 연식변경 모델을 출시하려고 준비 중이다. 시기는 특정하기 어렵지만 빠르면 올해 말, 안되면 내년이 될 수도 있다"며 "연식변경이 되면 기존과 외관은 동일하지만 내부 시스템, 인포테인먼트 등의 변화가 있을 것이고 한국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매년 2~3월 책정되는 만큼 EX30의 출시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올 연말 출시한다 하더라도 지역별로 보조금이 남아있지 않거나, 겨울철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전기차 특성상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볼보는 EX30의 출시가 지연되는 이유로 '내부사정'이라며 일축했지만, 국내 전기차 시장 분위기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일어난 화재사고 이후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가 늘어난 탓이다.


또, 이번 전기차 화재 사고 이후 국내 소비자들이 전기차 구매시 '배터리 원산지'를 고려한다는 점도 볼보의 고민을 키우는 요소다. 볼보 EX30에 탑재되는 배터리는 '브램트'사의 NCM(삼원계) 배터리로, 볼보를 인수한 중국 지리자동차의 자회사다.


지난해 말 공개 시점만 하더라도 주행거리를 중요시하는 분위기 탓에 NCM 배터리인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인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볼보는 EX30에 NCM 배터리를 사용한다고 공개하면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배터리 종류 보다도 원산지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짙어지면서 볼보입장에선 EX30 출시에 대한 부담이 높아졌을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 전기차 보급속도가 기대보다 느린 가운데, 글로벌 볼보의 전기차 목표가 백지화되면서 EX30에 대한 볼보자동차코리아의 부담감도 줄었을 것으로 해석된다. 당초 글로벌 완성차 회사에서 가장 먼저 내세웠던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동화하겠다'는 목표를 전면 폐지하기로 하고, PH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힘을 주기로 하면서다.


EX30의 출시 시점이 예정보다 늦어지고, 이후 EX90 등 후속 모델들이 국내 시장에 다소 늦게 출시되더라도, PHEV인 '리차지' 모델은 국내 시장에 이미 자리를 잡은 만큼 전기차 출시에 대한 부담감은 어느정도 내려놓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전기차 화재에도 불구하고 보급형 전기차들의 활약이 이어지면서 볼보 EX30의 성적을 속단하긴 이르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아의 보급형 전기차 EV3는 지난달 4000대를 넘는 판매실적을 올렸고, 캐스퍼 일렉트릭도 1400여대를 판매했다.


두 차량 모두 NCM 배터리를 장착했고, 3000만~4000만원대의 가격 경쟁력을 갖췄다. 보조금 적용시 4000만원대로 출시 예정이었던 볼보 EX30 역시 연식변경 모델에서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다면 충분히 기대해볼 만 하다.


업계 관계자는 "볼보가 중국에서 생산된 차라는 건 구매자들이 모두 알고 있지만, 한국에서 작년 3위에 올랐을 정도로 판매량이 많은 브랜드"라며 "한국 전기차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아 모든 브랜드가 기대치를 낮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볼보의 입증된 상품성과 브랜드 이미지가 전기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편은지 기자 (silver@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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