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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수익원 ELS 발행 ‘반토막’...‘ELB’ 대안 부상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입력 2024.09.05 07:00 수정 2024.09.05 07:00

올해 10조4천억...전년比 절반 수준으로 ‘뚝’

원금 보장 상품으로 리테일 시장서 개미 공략

“예전 수익 기대 어려워...적절한 영업전략 필요”

증권사 상담 창구 전경.(자료사진)ⓒ연합뉴스

올해 초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주가연계증권(ELS)의 대규모 손실 사태 이후 증권업계의 주요 수익원인 ELS 발행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 이에 증권사들은 안정적인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을 늘리고 상품 차별화에 나서는 등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분위기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1월2일~9월4일) 국내 증권사에서 발행된 주가연계증권(ELS) 금액은 공모와 사모를 합쳐 10조4300억원(종목 수 5214개)으로 전년 같은 기간(20조6812억원·8993개) 대비 49.6% 감소했다.


ELS는 주가지수나 주식 등 기초자산 가격이 원금 손실 지점(녹인 배리어)까지 떨어지지 않으면 증권사가 미리 약속한 수익을 지급하는 파생상품이다.


증권사들의 쏠쏠한 수익원 중 하나였던 ELS 시장이 위축된 데는 지난해 홍콩H지수 급락이 영향을 미쳤다. 올해 초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ELS 발행량이 급감한 것이다.


이후 증권사들은 ELS 대안으로 원금 보장이 가능한 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ELB) 발행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올 들어 ELB 발행금액은 14조5088원(종목 수 2670개)으로 전년 동기(7조9068억원·1428개)보다 83.5% 증가했다.


ELB는 ELS처럼 주가지수나 개별 종목의 주가에 연계돼 수익률이 정해지는 상품으로 만기에 주가지수가 특정 구간 내에 있으면 약속한 금리를 적용한다.


그러나 원금 손실이 가능한 ELS와 다르게 중도 상환을 요구하지 않으면 발행 증권사가 파산하지 않는 한 원금이 보장되는 구조다.


또 ELB는 주식 종목에 투자 비중이 높은 ELS와 달리 주로 안전자산인 채권에 투자하고 나머지를 주식과 주가지수에 투자하는 기법을 쓴다.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대신 수익률이 ELS에 비해 높지 않은 편이다.


이에 리테일(소매금융) 시장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원하는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ELB에 쏠리면서 증권사들도 차별화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리테일 강자인 키움증권은 올해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연계한 특판 ELB 등을 선보였고 교보증권은 매달 수익금을 제공하는 월 지급식 ELB를 내놨다. ELB 발행에 적극적인 신한투자증권은 공모주 청약 기념 특판 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다만 ELS가 증권업계의 주요 자금 조달 수단이란 점에서 상품성과 접근성을 보강해 오히려 ELS 영업을 강화하는 전략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ELS 온라인 전용 브랜드 ‘트루 온 ELS(TRUE ON ELS)’를 출시해 ELS 최소 청약 금액을 기존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췄다. 청약 기간도 기존 2일에서 5일로 연장하는 등 상품 접근성도 개선하면서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장근혁 자본시장 연구원 연구위원은 “ELS 규모가 줄어들어 ELS 헤지 운용의 위험은 감소하겠지만 예전처럼 증권사가 이 부문에서 많은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ELB와 기타파생결합사채(DLB)의 비중 증가로 자금 운용의 중요성은 더 커지게 돼 증권사별로 적절한 영업 전략과 자금 비용의 설정, 위험 관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백서원 기자 (sw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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