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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이복현·김병환...힘 실리는 금투세 폐지에 증권가 기대감 ‘모락’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입력 2024.08.29 16:35
수정 2024.08.29 16:39

금융당국 의지 재확인…정치권 주목도 ‘업’

내달 1일 여야 대표 회담에 업계 시선 집중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권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금융투자업계의 숙원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가 자본시장 정책 최대 화두 중 하나로 다시 부상하면서 업권의 분위기가 실망에서 기대로 다시 반전하는 양상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 금융당국 수장들이 금투세 폐지 방침을 재확인하는 가운데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도 국회에서 이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힘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과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금투세 폐지를 전면에서 내세우는 등 정책 아젠다를 보다 명확히 하면서 업권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투세는 대주주 여부에 상관없이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린 투자자에게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당초 지난해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주식 시장 침체 우려를 고려해 여야 합의로 시행을 2년 유예해 시기가 오는 내년 1월로 미뤄진 상태다.


소득 있는 곳에 과세한다는 조세의 형평성 원칙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이유로 금투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도입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 평가) 심화로 인한 투자 매력도 하락으로 투자자 이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부딪히면서 유예 기간 종료 4개월 여를 앞두고도 아직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2년 대선과 지난 4월 총선 공약으로도 제시되면서 업계에서는 금투세 폐지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지만 그동안 논의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이런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변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조금씩 달라지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날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 및 10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간의 간담회에서는 최근 정부가 금투세 폐지 등 자본시장 분야 아젠다를 명확히 추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는 전언이다.


이날 행사에서 금투세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공개적인 발언은 없었고 행사에 앞서 배포된 자료에서도 금투세 폐지 관련된 내용은 없었다. 하지만 앞서 김 위원장이 금투세 폐지안이 계획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뜻을 내비친 바 있어 업권의 기대감은 높은 상황이다.


그는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 밸류업 상장기업 간담회’에서 “지난 7월25일 발표된 세법개정안에 금투세 폐지와 ‘밸류업 계획 공시 및 주주환원 확대 기업’에 대한 법인세·배당소득세·상속세 등의 여러 세제 혜택이 포함돼 있다”며 “발표한대로 추진될 수 있도록 금융위도 향후 국회 논의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자본시장 관계자와의 현장간담회에 앞서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설명을 들으며 홍보관을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그동안 금투세 폐지 주장을 지속해 온 이복현 금감원장에 이어 김 위원장도 힘을 싣고 있는 모양새로 최근에는 여당에서도 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업권의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투세 폐지를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요해 결국 국회에서 결정 권한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권의 높아진 관심이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후 첫 현장 행보로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조만간 개최될 여야 대표 회담에서 금투세 폐지 결론을 내겠다고 약속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지난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진행된 ‘국내 자본시장과 개인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자본시장 관계자와의 현장 간담회’를 마친 뒤 “(시장에선) 장기 투자를 권장하고 부동산보다 자본시장 투자를 권장하는데 금투세는 그것을 역행하는 제도”라며 “당과 저는 이 문제에 대해 100% 공감하며 여야 대표회담 주요 의제로 올려서 이 문제에 대한 결론을 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여당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내달 개원하는 22대 국회의 첫 정기국회에서 금투세 폐지 논의가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품게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키는 국회 다수당인 야당이 쥐고 있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 금투세 완화나 추가 유예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그동안의 ‘예정대로 시행’ 방침에 변화의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지난달 25일 예정됐다가 이 대표의 코로나19 감염으로 연기됐던 여야 대표 회담이 내달 1일 오후 2시 국회에서 열리는 것으로 다시 결정되면서 회담에 업권의 이목이 더욱 쏠리고 있다. 의료대란과 채상병 특검 등 논의해야 할 이슈들이 많지만 금투세도 중요 논의 의제로 다뤄지기를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 관련) 아직 구체적으로 진전된 것은 없어 섣부른 판단이나 전망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면서도 “정치권에서 많이 언급이 되고 화두로 올라가면서 향후 논의 과정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는 분위기”이라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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