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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돌아온, 산울림표 ‘이방인’은 어떻게 다를까 [D:현장]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4.08.25 09:13 수정 2024.08.25 09:13

2017년 소극장 산울림에서 초연하고, 2018년 재연한 뮤지컬 ‘이방인’이 6년 만에 삼연으로 관객을 맞는다. 초연부터 유료 관객 점유율 95%를 기록했던 ‘이방인’은 ‘고도를 기다리며’를 잇는 극단 산울림의 대표 레퍼토리가 됐다.


ⓒ데일리안DB

‘이방인’의 번역과 각색, 연출을 맡은 임수현 연출은 23일 서울 마포구 소극장 산울림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방인’이라는 어마어마한 소설을 감히 연극으로 올린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다”면서 “애초 산울림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잇는 고정 레퍼토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전박찬이라는 좋은 배우, 또 새로운 배우들을 만나면서 모습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작품은 노벨문학상 수상자이자 프랑스 실존주의 대표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이방인’을 원작으로 한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슬픔을 느끼지 못하고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 뫼르소를 통해 삶의 부조리를 짚는다.


임 연출은 “삼연이기 때문에 이전 공연에서의 아쉬운 점을 덜어내고 새로운 것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다”면서 “배우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2018년과 2024년 관객은 감성도, 문제의식도 다를 거라고 생각이 들었다. 원작과 대본을 보면서 요즘 관객에게 불편할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제거했다”고 말했다.


특히 산울림표 ‘이방인’은 ‘문학성’에 초점이 맞춰있다. 임 연출은 “‘이방인’은 여러 형태로 공연될 수 있다. 실제로 다른 프로덕션들의 ‘이방인’을 봤는데 표현하는 방식이 모두 달랐다”면서 “산울림표 ‘이방인’은 문학성을 가지고 가려고 했다. 대중이 이 소설을 오랜 기간 좋아하고 기억하는 이유는 바로 문학성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뫼르소의 독백 씬은 알베르 카뮈의 독창적 문체와 사상을 온전히 전달한다. “뫼스로 역의 배우들에겐 아주 고된 대본이 나왔다”는 임 연출의 말은 공연 내내 실감된다. 초연부터 함께해온 배우 전박찬이 이번에도 뫼르소 역으로 관객을 만난다. 그는 “세 번째 뫼르소를 연기하지만 여전히 잘 모르겠다. 그만큼 어려운 작품”이라며 “함께 하게 된 차예준 배우를 보면서 자극을 받았고, 새로운 장면을 만들어가고자 했다”고 말했다.


배우 차예준은 새로운 뫼르소로 합류했다. 그는 “처음엔 원작 소설을 훼손시키고 싶지 않아서 전달자의 입장에서 연기했는데, 뫼르소 안에 드라마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더 인간적인 마음으로 접근했다”면서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태양의 이미지는 주인공이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무기력함과 부조리를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이 부조리를 해결하려는 욕망을 가진 사람으로 설정하고 연기했다”고 말했다.


등장인물의 ‘관계성’도 주목할 만하다. 뫼르소를 중심으로 검사(박윤석), 변호사(임영식), 레이몽(장세환), 마리(이현지) 등 다양한 인물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일인다역을 소화한다. 임 연출은 “여러 인물을 최대한 대본에 녹여내고자 했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인물이 아니라 뫼르소와 관계를 맺고, 이들을 통해 뫼르소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전박찬과 함께 초연부터 함께 한 배우 박윤석은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함께 하는 배우, 스태프들은 물론이고 주변 지인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는데 그 안에서 느낀 건 저마다 내면에 각자의 뫼스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방인’은 뫼르소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소설이자, 좋은 희곡 그리고 좋은 공연”이라고 말했다.


‘이방인’은 9월 22일까지 소극장 산울림에서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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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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