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제대로”…서울시 ‘토허제’ 재검토, 규제 완화는 ‘미지수’
입력 2024.08.06 06:34
수정 2024.08.06 06:34
서울시, 토허제 지정 5년 도래…제도 운영 종합적 검토 추진
재산권 침해 반발, 집값 상승 억제 효과도 미미
“실효성 논란 있지만, 구역 해제 등 규제 풀긴 힘들어”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도(토허제)를 재검토한다.ⓒ뉴시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제도(토허제)를 재검토한다. 당초 투기수요를 차단하고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련됐지만, 실질적인 집값은 잡지 못하는 데다 재산권 침해 논란까지 끊이지 않으면서다.
전문가들은 제도 보완은 필요하지만, 최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집값 상승 흐름을 고려하면 규제 완화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6일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조만간 ‘토지거래허가제도 운영에 대한 검토 및 분석’ 연구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5년이 도래하는 등 구역 지정이 장기화함에 따라 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연구에서 토허제 운영 전반에 대한 검토와 시장에 미친 영향 및 효과성 분석을 통한 효율적 제도 운영 관리 방안을 마련한단 계획이다. 토허제 지정에 따른 해당 구역과 인근 지역의 부동산 시장 변화 등을 분석하고, 전문가 토론회 및 시민 의견 수렴 등의 과정을 거쳐 제도 운영방향 및 정책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서울에선 잠실·삼성·청담·대치(잠삼청대) 등 강남권 일대와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총 8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다. 잠삼청대는 지난 2020년 6월부터 4년째, 압여목성은 이듬해인 2021년 4월부터 3년째 규제지역으로 지정돼 오고 있다.
올 들어 서울시는 이들 지역에 대한 규제를 1년 더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토허제로 묶이면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 거래 시 시·군·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주택의 경우 취득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하기 때문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사들이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된다.
집값 급등을 막고 실수요 위주의 시장 안정화를 꾀하겠단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규제 실효성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일부 투기수요 차단 효과는 거뒀지만, 실질적인 집값 상승을 억제하진 못해서다. 규제지역으로 묶인 탓에 자유롭게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는 주민들의 볼멘소리만 거세졌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성동구 성수동 일원 ‘아크로 서울포레스트’ 전용 248㎡은 지난달 145억원에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올 1월 93억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52억원 오른 가격이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6·7차 전용 157㎡은 지난달 64억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직전 거래인 6월(56억원) 대비 8억원가량 웃돈이 붙은 셈이다.
규제에서 비껴간 인근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난단 점도 제도 실효성을 떨어뜨린다. 대표적으로 서초구 반포동 일대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 6월 49억8000만원에 거래되며 ‘국민평형 50억원’ 시대 개막을 알렸다. 현재 같은 평형대 매도호가는 55억원에 이른다.
인접한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는 지난 6월 35억8000만원에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직전 거래인 지난 3월(28억3000만원)과 비교하면 7억5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토허제 지정에 따른 주민 불만이 계속되는 만큼 어느 정도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최근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규제지역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으로 매수세가 옮겨붙는 등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섣불리 규제를 완화하긴 힘들단 견해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토허제로 인해 집값이 안정되는 것도 아니고 집값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주민들 입장에선 풀어야 맞는 규제”라며 “현재 토허제로 묶인 지역들은 집값이 워낙 비싸 전세를 끼고 매매하기도 부담스러운 지역이기 때문에 규제를 풀더라도 그렇게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서울 집값이 상당히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서 제도 보완 방안이 자칫 규제 완화로 갈 경우, 시기적으로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수 있어 우려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는 “강남이라는 상징성, 가격 급등 우려, 실수요자 보호 등 다양한 명분들에 의해서 토지거래허가제가 존치하는 한 구역 해제가 이뤄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예전처럼 우리나라 전체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는 현상은 이제 나타나기 힘들다.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서울 전역을 규제로 묶어 경기를 침체 일로로 가도록 유도하는 것도 한계가 있다. 집값은 계속해서 완만한 우상향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