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아니어도 괜찮아’ 효자 종목 위상 되찾은 유도
입력 2024.08.04 09:22
수정 2024.08.04 10:40
마지막 열린 혼성 단체전 사상 첫 메달 획득
20대 초중반 선수들로 구성, LA 대회 전망 밝혀
한국 유도가 마지막 혼성 단체전 동메달을 획득하며 2024 파리 올림픽 유종의 미를 거뒀다.
안바울, 김지수, 이준환, 허미미, 김하윤, 김민종 등 총 6명으로 구성된 한국 유도 대표팀은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유도 혼성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4-3 승리를 거뒀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서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은 남자 3명(73kg급·90kg급·90kg 이상급)과 여자 3명(57kg급·70kg급·70kg 이상급)이 참여하며 4승을 먼저 따낸 팀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한국에 매우 불리한 구조였다. 대표팀은 이번 단체전 6개 체급 가운데 남자 73kg급과 여자 70kg급에 선수를 출전시키지 못했고 이로 인해 체급 공백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남자 66kg급 안바울이 73kg급을 소화했고 여자 63kg급 김지수 또한 여자 70kg급에서 상대와 마주했다.
여기에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남자 81kg급 동메달을 차지했던 이준환이 한주엽을 대신해 90kg급에서 싸웠다.
대표팀은 한 체급 위의 선수들을 상대한 안바울, 김지수, 이준환이 패했지만 허미미, 김하윤, 김민종이 승리를 따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룰렛 추첨 결과 남자 73kg으로 지목된 ‘맏형’ 안바울이 나서 기적의 반칙패를 얻어냈다.
이로써 한국 유도는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총 5개의 메달을 수확하는 결실을 맺었다.
비록 기대했던 금메달은 3개 대회 연속 나오지 않았으나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한 한국 유도다.
한국 유도는 이 종목이 처음으로 도입된 1964년 도쿄 올림픽서 김의태가 남자 80kg 동메달을 획득하며 효자 종목으로서의 포문을 열었다.
1972년 뮌헨 올림픽,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도 계속해서 메달을 획득하며 잔뜩 예열에 나선 한국 유도는 1984년 LA 올림픽서 안병근(남자 71kg)과 하형주(남자 95kg)가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자국서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김재엽(남자 60kg)과 이경근(남자 65kg)이 주인공으로 등극했다.
이후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에서는 김미정(여자 72kg)이 여자 유도의 역사를 새롭게 써냈고,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서는 전기영(남자 86kg), 조민선(여자 66kg), 2004년 아테네와 2008 베이징에서는 각각 이원희(남자 73kg), 최민호(남자 60kg)가 금메달의 계보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한국 유도는 2012년 런던 올림픽서 김재범(남자 81kg)과 송대남(남자 90kg)의 정상 등극을 끝으로 금메달 계보가 끊어진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도는 한국 올림픽 역사를 논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유도는 지금까지 금메달 11개, 은메달 18개, 동메달 20개 등 총 49개의 메달을 따내며 양궁, 레슬링, 태권도 등 전통의 효자 종목들을 제치고 한국 하계 올림픽 역사상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한 종목으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세계 유도로 눈을 돌려도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올림픽 유도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가져간 국가는 유도 종주국 일본(금51, 은23, 동30, 총 104개)이며 프랑스(금18, 은15, 동34, 총 67), 그리고 한국이 뒤를 잇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는 비록 금메달까지 손이 닿지 않았으나 허미미(21), 이준환(22), 김지수(23), 김민종(23), 김하윤(24) 등 다음 LA 올림픽에도 출전이 가능한 젊은 인재들을 배출하며 한국 유도의 전망을 밟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