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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갈등에 곡소리 나는 제약업계…언제까지 버텨야 하나[기자수첩-산업IT]

김성아 기자 (bada62sa@dailian.co.kr)
입력 2024.08.05 07:00 수정 2024.08.05 07:00

의료 파업 수 개월 째 지속

제약업계 실적 영향 가시화

의정갈등 영향권 둘러봐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금은 버틸 수도 있죠. 근데 언제까지가 될지는…”


최근 제약업계 상반기 실적이 하나 둘 공개되면서 의료파업에 의한 제약업계 피해가 가시화됐다. 의료진 공백과 그로 인해 진료와 수술 건수가 감소하면서 줄어든 의약품과 의료기기 사용량이 고스란히 제약사의 실적 타격으로 이어진 것.


특히 2분기에는 소위 ‘빅5’라고 불리는 대형 제약사들 역시 영향을 피하지 못하면서 업계의 우려는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의정갈등으로 인한 제약업계 악영향은 갈등이 불거진 연초부터 예견됐다. 과거 같은 문제를 두고 발생한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에서 의료진들의 파업은 당연한 수순이었기에 의약품 유통업계와 제약사 영업직원들 사이에서는 미리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만 당시 업계가 생각한 대비는 단기적인 부분이었다. 재고를 일시적으로 조절하거나 대금 납부 기한 지연에 대한 재무적 대비 등이다. 하지만 파업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문제는 달라졌다. 의료진 파업으로 수술, 진료 건수가 적어지면서 병원 역시 재정난에 놓였기 때문. 이제 제약업계는 병원으로부터의 대금 납입 지연이 아닌 ‘불가’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업계에 따르면 여건이 되는 제약사들은 파업이 진행되고 있는 1차 상급종합병원이 아닌 2차, 3차 병원 또는 클리닉 등으로 영업망을 확대, 조정하면서 목표 실적을 메우고 있다. 이에 일부 제약사는 매출 성장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업계는 이 상황이 지속가능하다고 보지는 않는다. 2, 3차 병원이 1차 상급종합병원의 역할을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영업망 확대를 위해 쏟아부은 인력에 대한 인건비, 기타 제반 비용으로 인해 실제 실적을 들여다 보면 늘어난 매출에 비해 영업이익은 크지 않은 것을 볼 수 있다”고 “특히 1차 상급종합병원은 제약사 매출의 핵심인 전문의약품 수요가 가장 높은 곳이기 때문에 자금 순환을 위해서는 빠른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1차 상급종합병원은 제약사의 연구개발(R&D) 중 하나인 임상 기지로도 활용되고 있다. 의료파업은 실제 의약품 매출 뿐만 아니라 임상 지연으로 인한 R&D 비용 증가 등 다양한 방면으로 제약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는 셈.


정부와 의료계는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불리는 제약바이오 산업계의 발전과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의미있는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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