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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기자회 "방문진 이사? MBC 기자였다고 부르기도 부끄럽다"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4.07.30 10:30
수정 2024.07.30 18:42

MBC 새기자회, 30일 성명 발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뉴시스

MBC 최승호-박성제 사장 시절 이른바 '적폐 청산기구'였던 정상화위원회 전 조사실장 A 씨의 행보가 가관이다. A 씨는 정상화위 조사실장 시절 과거 왜곡 보도를 조사한다며 후배 기자들을 마구잡이로 조사실로 불렀다. 이런 출석과 답변 강요는 법원으로부터 불법이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A 씨는 강압적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인사위원회에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는데, 그 위세가 마치 수사와 기소를 담당하는 검사를 방불케 했다. 당시 정상화위원회의 요구에 따라 해고와 정직 등 징계를 당한 기자들 가운데 민노총 언론노조 소속 기자들은 단 한 명도 없었다.


0..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 당사자가 언론노조 조합원인 사실은 침묵


그런 A 씨가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수많은 말을 쏟아냈다. A 씨는 정상화위원회 조사실장 당시 '세월호 전원 구조' 오보를 낸 기자들을 징계 요청하지 않은 데 대해 "책임을 물어야 될 기자들은 있었지만, 관리 책임이 있는 본부장이나 국장은 현직에 있지 않아 징계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책임을 물어야 할 기자들이 모두 민노총 언론노조 소속이라는 점은 물론 거론하지 않았다.


A 씨는 또 "콘텐츠는 비판 의식에서 시작한다. 문제의식이 없다면 배부른 돼지가 된다"고도 했다. 그렇다면 A 씨에게 묻고 싶다. 자신이 동료 기자들을 마구 불러다 고함 지르고 책상을 쳐가며 '검사 행세' 하는 동안 자행되던 MBC의 불공정 보도들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그때는 문재인 정권에 대한 문제의식과 비판 의식이 살아있었다고 자신있게 답할 수 있는가?


MBC문화방송 사옥 전경.ⓒMBC 공식 홈페이지

0..A씨, 방문진 이사 지원…야당 의원들 눈도장 받으러 국회 달려갔나?


더욱 황당한 것은 최근 A 씨가 MBC 관리감독기관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에 지원했다는 사실이다. 민주당과 언론노조가 방문진 이사진 교체 저지에 사활을 거는 동안에도 자신은 방문진 이사 한 자리 차지해 보겠노라고 떡 하니 방통위에 지원서를 들이민 것이다.


A 씨는 솔직하게 답하라. 혹시 이진숙 후보자 청문회에 출석해 자정 넘게까지 증언대에 올라 근거 없는 허위 사실들을 유포하며 목소리를 높인 건 방문진 이사 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회 과방위 야당 위원들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것은 아닌가. 과거 한없이 가볍고 기회주의적인 처신으로 MBC 구성원들의 비아냥을 샀던 전력으로 미뤄볼 때 A 씨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A 씨는 2020년 MBC 감사에 지원했다 탈락하자 '백마 탄 초인은 오지 않는다'는 둥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을 회사 인트라넷 게시판에 올렸다 지우면서 언론노조 탈퇴를 선언한 코미디 같은 전력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정상화위에 후배 기자들 불러다 다그치며 '손에 피를 묻히는 등' 이른바 '적폐 청산'에 앞장섰건만 그에 상응하는 자리 하나 주지 않느냐는 항변이었을 것이다. 그는 3년 뒤에도 다시 MBC 감사에 지원했으나 역시 뜻을 이루지 못했다.


A 씨의 MBC 30년 기자 인생의 말로가 너무나도 추하다. 방문진 이사는커녕 전직 MBC 기자라고 부르기도 부끄럽다. A 씨에게 강력히 경고한다. 그만하면 충분하다. MBC 근처에 다시는 얼씬거릴 생각하지 말라.


2024년 7월 30일

MBC 새기자회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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