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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했지만 여전히 머나먼 길…"동성부부 합법화는 아직 시기상조" [디케의 눈물 262]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4.07.20 06:03 수정 2024.07.20 06:03

대법 전원합의체, 18일 동성커플 건강보험 피부양자 등록 허용…법적 권리 첫 인정

법조계 "이성부부 혼인에만 인정되던 사회보장적 권리 일부 인정…매우 진일보한 판결"

"부부로서 권리 인정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국민 거부감 크고 전통 혼인제 근간 흔들릴 수도"

"우선 보수적 분위기 전환되고 사회적 합의점 마련돼야…한 인간으로서 인권·평등권 보장하는 것"

동성 연인의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과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한 소성욱(앞 왼쪽)씨와 김용민(오른쪽)씨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마주 보며 미소 짓고 있다.ⓒ연합뉴스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첫 판결이 나왔다. 법조계에선 그동안 인정되지 않았던 동성 커플의 법적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했고 개인의 성적 지향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를 보장했다는 점에서 크게 진일보한 판결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합법화 등 권리 확대를 위해선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전통적 혼인제도가 흔들릴 수 있는 만큼 법적 부부로서 권리를 인정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고 전했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전날 소성욱 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국민건강보험법령에서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에서 배제하는 명시적 규정이 없는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배제하는 것은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이라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 사생활의 자유, 법 앞에 평등할 권리를 침해하는 차별 행위이고 그 침해의 정도도 중하다"고 밝혔다.


앞서 소씨는 동성 반려자 김용민 씨와 2019년 결혼식을 올리고 이듬해 2월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인 배우자 김씨의 피부양자로 등록됐다. 하지만 그해 10월 '피부양자 인정 조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단에서 보험료를 내라는 처분을 받았다. 이에 소씨는 "실질적 혼인 관계인데도 동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을 부인하는 것은 피부양자 제도의 목적에 어긋난다"며 행정소송을 냈다. 1심은 소씨의 청구를 기각했으나 2심은 작년 2월 건보공단의 보험료 부과 처분이 동성 부부를 이유 없이 차별하므로 잘못됐다며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대운)는 "인정되지 않았던 동성 커플의 법적 권리를 일부나마 처음으로 인정했고 개인의 성적 지향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의 자유권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매우 진일보한 판결이다"고 말했다.


동성 연인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과 관련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보험료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소성욱씨와 김용민씨(오른쪽)가 손을 잡고 밝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면서 "국민의 인식 개선만 이뤄진다면 민법 조항 개정이나 추가 입법은 시간 문제겠으나 동성애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큰 것도 사실이다"며 "민법에서 규정하는 상속에서의 피상속인 배우자로서의 지위, 이혼 시 재산 분할 규정에서도 동성 커플이 적용될 여지는 현재로선 없다"고 덧붙였다.


김도윤 변호사(법무법인 율샘)는 "이성 간의 사실혼에서만 인정되던 사회보장 제도상의 일부 권리를 동성 관계에서도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다"며 "한 인간이자 국민으로서 인권을 존중해주고 평등권이 침해되지 않게 보호해줘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동성커플에 대한 사회보장 제도 확대를 넘어서 사실혼 부부로서 권리를 인정하고 합법하하는 단계까지 나아가기엔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 동성 커플의 권리 확대를 위해선 추가적인 법 개정이 필요하겠지만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이 아직 많고 우리나라의 전통적 혼인제도 자체가 무너지고 근간이 흔들 수 있는 만큼 미치는 영향이 크다"며 "우선 동성애에 대한 보수적 분위기가 전환되고 사회적 합의점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대법원은 헌법상 평등 심사기준의 하나인 동일·유사한 비교집단과 관련하여 '동성 동반자' 집단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사람 집단을 비교집단으로 언급하였고 양자가 동일·유사한 집단으로 본 것이다"며 "판결 취지에 비춰보면 동성부부 역시 일반 사실혼 이성부부와 동일하게 법적 권리가 인정된다고 할 수 있고 향후 동성부부의 권리가 사회보장 제도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그러면서 "동성부부가 일반적인 이성간의 사실혼 관계와 법적 권리의무 면에서 동일하다는 취지의 판결로 향후 동성부부의 법적 권리가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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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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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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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에 2024.07.20  02:08
    진일보? 
    퉤일보겠지!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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